우리 동창회가 매우 특별하거든요 한 번 와보시겠어요?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동창회 초등학교 4학년 1반 동창 모임이라는데... 동창회라고 하기엔 복장이...
자유분방하게 입고 싶은 대로 입고 "야 모이자 하면 모이는 거야" 낫은 뭔가요?? 낫 들고 산속으로? 보면 안다니까요 올라가 보면 알아요
동창회 장소는 허가받은 국유지?! 김진규 60세 - 토성초등학교 22회 졸업생 딴 사람은 못 들어가는데 우리는 밑에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우린 통과입니다.
이곳이 동창회 장소? 동창회라면서요 이게 무슨 상황? 낫 들고 산속으로? 동창회 맞나요? 아녜요 우리 선생님 묘예요. 초등학교 4학년 때 돌아가신 선생님 묘소예요.
교사 이병덕 지묘 겨울 방학에 선생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저희가 올해 환갑인데 한 50년 동안 우리 친구들끼리 이렇게 모여서 해마다 이렇게 벌초를 해요
그래서 우리가 여기서 동창회를 하고 이러고 내려가고 그래요 매년 2번 열린다는 동창회가 벌써 50여 년째
선생님이니까 뭐 이유가 있습니까? 우리 가르쳐 주신 선생님이니까
옛날에는 그랬잖아요 선생님 그림자도 밟지 말라고 그래서 우리 친구들끼리 이렇게 협심해서 말 안 해도 요맘때 되면 우리 친구들이 이렇게 다 모여요
세상에 간포초등학교 선생님 묘소에서 50년 동안 열리는 동창회
이병덕 선생님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으세요? 예뻤다 예쁘셨어요 선생님한테 매 맞고 얘는 선생님한테 매 맞고 집에 와서 더 맞았어 선생님이 괜히 때렸냐 해서 더 맞았어~
굉장히 자유롭고 아주 격이 없이 아이들하고 놀아주는 그런 선생님이셨어요. 그때 당시 우리 선생님이 26살. 시집도 안 갔어 처녀 선생님이셨죠 약혼하신다는 그런 이야기만 듣고 그해 겨울에 돌아가셨으니까 안타깝죠
방학이 돼서 전부 다 선생님들이 댁으로 가셨다가 지금 말로 당직을 하러 내려오셨다가 불안 때던 방에 연탄을 피웠는데 그 연탄가스 때문에 돌아가신 거로 그게 정확해.
1973년 초등학교 4학년 담임이셨던 선생님 불현듯 찾아온 사고
눈물 같은 건 모르고 선생님이 돌아가셨구나. 그 생각만 나는 거죠 여자애들 실제로 울었어도 남자들이 그때 뭘 알아 우리가 검정 고무신 신고 다닐 땐데
이정임 60세 | 토성초등학교 22회 졸업생 돌아가셨다는 소리에 충격받고 친구들하고 그 어릴 적에 많이 울었던 기억 그 기억밖에 없어요. 학교 근처에 묘소를 마련 우연히 이 친구하고 둘이 여기 산에 올라오다가 이병덕 선생님 묘비석을 본 거죠 선생님에 대한 기억이 잊혀갈 즈음... 우연히 보게 된 충격적인 모습
선생님 묘소 - 산소가 풀 속에 덮여있으니까 가슴도 아프고 제자로서 참 진짜 기분이 안 좋더라고요. 20년이 지난 어느 날. 가족은(20년 전 선생님) 어머님 아버님은 돌아가시고
언니인지 동생인지 저희한테 한 번 찾아왔어요. 와서 선생님을 모셔 간다고 하더라고. 모셔간 후에는 어떻게 할 거냐고 하니까 뿌린대...
그럴 바에는 우리가 모시겠다 해서 여태껏 우리가 선생님을 계속 이렇게 모신 거죠. 그렇게 50여 년... 선생님 곁을 든든하게 지킨 제자들 6년 전 접하게 된 뜻밖의 소식 무연고 묘지라고 철원군에서 말뚝이 박혀 있더라고 저희가 그걸 보고 군에 가서 선생님은 우리가 모시고 있는 거니까 우리가 할 테니까 우리한테 일임해 달라
6년 전 선생님의 가족에겐 연락이 닿질 않았고.... 바로 여기에 선생님 묘가 이렇게 있었죠
묘지 이장까지 책임진 제자들 옷을 4벌을 입혀서 모신 거예요
그 뜻이 뭐냐면 젊었으니까 처녀고 하니까 좋은 데 가서 좋은 옷만 입고 훨훨 날아다녀라 한 것 같은데 우리가 딱 봤을 때 참 진짜 답답했겠구나 이런 생각 갖고선 그 자리에서 태워서 선생님 맘대로 훨훨 날아가세요 그랬지
사진 없지~ 그때 사진이 없지 우리 선생님이 이 분이에요
나도 나이 먹다 보니까 옛날에 그 꽃다운 나이에 돌아가신 게 너무 안타깝고 그때는 솔직하니 슬픔이라는 것도 잘 모를 때예요 워낙 어리고 개구쟁이니까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마음이 더 아프죠 우리 애들 보면 우리 애들 또래니까 그게 좀 그렇죠
20대 꽃다운 나이... 왜 이렇게까지 하고 계신 거예요? 그게 뭐 도리라고 생각하니까 이렇게 하죠 선생님께 도리라고 생각하니까
당연하다 생각하니 하는 거 아닙니까? 여러분 어떻게 생각해요? 당연하지. 맞아요. 이유가 있어야 되나?
이게 또 사람의 인연인데 우리 선생님과 연을 맺었는데 어떻게 우리가 이거를 나 몰라라 할 수 있냐 이거죠 그냥 해야 되는 거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