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다

가슴에 응어리진 그날

지난 1998년, 한 남성이 아파트에 침입해 주부를 성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했습니다.
그리고 빼앗은 신용카드로 151만 원을 인출해 달아났습니다.

경찰은 범인의 체액에서 '혈액형과 DNA'를 채취했습니다. 사진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피의자를 잡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18년이 지났습니다.

이 사건은 '미제 사건으로 남았습니다.

1998년 당시 이 미제 사건 수사본부의 막내였던 김응희 경위는 18년이 지났지만, '그날, 그 사건'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수사본부에 5개월 정도 있었는데, 진급하면서 다른 팀에 가게 됐어요. 그렇게 가슴에만 품어야 했던 사건이에요.”

 

김응희 경위
당시 서류뭉치를 나르던 막내 경찰이었지만, 피해자 가족들의 고통과 슬픔이 김 경위에도 가슴에 사무쳤기 때문입니다.

"너무 늦었지만... 유가족들이 가지고 있는 한이라도 풀어드리고 싶었어요.”

김 경위는 다시 이 사건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범인의 범행 당시 나이를 추정해 비슷한 나이의 전과자 8천 명을 추렸습니다.

그리고 같은 혈액형을 가진 125명 중 가지고 있는 사진을 하나씩 비교해 가며, 유력한 용의자 한 명을 뽑았습니다. 이 용의자 DNA와 당시 채취했던 DNA는 일치했습니다.

용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들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리고 밤낮없이 그 한 사람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18년 전 자신이 잡지 못 했던 용의자를 직접 붙잡았습니다. 

용의자 오 씨 - 범행 동기도 18년 만에 밝혀졌습니다.

전셋집을 얻으려 생활정보지를 보고, 방문했다가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제는 그는 죗값을 치를 겁니다.

유가족 분들께 죄송해서 전화를 그동안 못했거든요. 그분들은 저를 모르셔도 저는 그분들을 아는데...
오늘 검거했다고 연락드렸더니 고맙다고, 어떻게 잡았냐고...

 

요즘은 현장 감식, DNA 감식 등 수사 방법이 발전했죠.

가슴에 남은 다른 미제 사건들을 밝혀내고 싶어요. - 김응희 경위

반응형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