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다

수입맥주가 국산 맥주보다 싸다

예전에 수입맥주가 4캔에 만원에 팔리고 있는 걸 보면 이상한 점을 느낄 수가 있었는데

 

국산 맥주보다 싼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국산 맥주보다 싼 게 이상하다고?
물 건너 유럽에서 온 맥주가 한국산 맥주보다 쌌다. 생각해보니까 진짜 그러네.
아니 물 건너오면 당연히 비싸야 하는 거 아닌가? 운송비도 있고 관세도 있을 건데 왜 더 싸지?

당연히 지금보다 오줌 맥주라는 악평을 듣던 국산 맥주는 점점 셰어를 잃어가고 있었는데 이게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정답은 바로 세금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최근에 개정하기 전까지 맥주는 용량에 따른 세금이 아닌 종량세가 아닌 출고원가 기준의 종가세로 책정하고 있었는데 심지어 수입맥주 대부분은 관세가 없다.

FTA를 통해 관세가 면제되기 때문(...)

수입맥주 vs 국산 맥주 가격 - 세금 차이 (단위 원) 원가 500원 기준 시 국산 맥주 세금 수입맥주 대비 약 2배

문제는 수입맥주와 국산맥주의 과세표준이 다르다는 점이다.
출고원가 계산 방식이 다르다. 똑같이 원가가 500원이더라도 수입맥주는 수입하는 순간 원가에 세금을 내면 땡이지만 한국 맥주는, 판매비용까지 원가에 책정이 된다는 것. 심지어, 수입맥주의 경우, 현지 운송비등은 과세표준에 들어가지가 않는다. 즉 순수한 맥주 공장 출고가가 과세표준이 된다.


가격에 따라 책정되는 종가세이기 때문에 국산 맥주의 판매비용은 고스란히 세금으로 돌아왔고. 이는 국산 맥주가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가 되던 것. 물론 그림에는 수입맥주의 마진이 안 붙어서 뭔가 이상하지만 수입맥주의 마진은 과세표준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수입맥주가 국산보다 저렴한 게 가능했던 것.

 

한국 맥주회사들이 세금 차별에 항의하지 않는 이유.

그렇다면 국산 맥주회사들은 이런 불공평함에 항의를 하지 않았을까?


한국 맥주회사들의 대답은 "딱히...?" 였다.
그것도 그럴게 대다수 식당매장에는 국산 맥주가 점령하고 있는 데다가 인기가 많은 수입맥주 또한 얘들이 수입을 하고 있던 것. 버드와이저, 호가든은 아예 국내 생산까지 하는 데다가 1위는 영원불멸할 것 같은 아사히 슈퍼드라이였다.

주류회사들이 맥주를 수입하여 판매하여 엄청난 이득을 챙김

일본 불매 운동이 일어나기 전에 하이트는 기린맥주 오비는 산토리 몰츠 롯데 아사히는 슈퍼드라이 (물론 다른 것도 많이 수입해 팔았다). 주류회사들이 개꿀을 빨고 있었기 때문에 바꿀 이유 자체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바꾸면 안 됐다.

 

중소 주류회사들의 불만 폭발

2013년도인가 있었던 일이다.


지금 종가세 주세 시스템으로는 중소회사들이 못살아난다!
똑같이 만들어도 적게 만들면 생산비가 올라가서 세금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똑같은 맥주인데 생산비가 두배 차이나면 세금도 두배가 차이가 나는 게 말이냐?
이건 종가세와 함께 이중과세가 아니냐?
이건 불공평하다!
종량세로 바꿔달라! 라고 중소 맥주업체들에서 말이 나왔는데

현 X석 당시 기재부 장관
그러면 몸집을 키워서 싸게 만드세요 ^^
에? 난닷테?

중소기업에 시장쉐어를 주기 싫었던 대기업 주류회사들

그렇다. 얘들은 어차피 수입맥주도 같이 유통하니까 수입맥주로 시장 셰어 빼앗기는 거보다.
국산 중소 수제맥주 회사들에게 셰어 빠지는 게 더 싫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너무 심했다는 게 문제다. 아예 국산 맥주 공장 자체에 영향을 줄 정도에
하이네켄 (하이네켄 코리아) 칭다오 (비어케이) 이 두 녀석들이 치고 올라오기 시작한다.


1위는 아사히였지만 2,3위는 얘네들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점점 점유율이 높아졌다.
다시 슬슬 국산 역차별이라는 말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그도 그럴게 주력상품은 가격을 맞추느라 질이 점점 떨어지는데 돈 때려 부어서 신제품 개발해도 팔리질 않아서(...)
이제 반대할 명분도 사라지게 된 거지.

WTO( WORLD TRADE ORGANIZATION )
그런 데다가 WTO 눈치도 봐야 하는 게. 이 양반들이 우리나라 주세가 이상하다고 주시하는 중이었음.
우리나라는 주류세가 대부분 종가세인데 일본이 옛날에 비슷한 이유로 WTO에게 뚜드려 맞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주세법 개정이 필요한 상태긴 했다.

수제 맥주의 흥행 시작

 

그 결과 여하튼 2020년부터 맥주 세금은 1L당 800원 정도로 통일되었고 수제 맥주 세금이 확 내려가니
수제 맥주들이 우후죽순 나오기 시작하면서 해피엔딩


(후일담)


야 그래도 일본 맥주들은 물류비 얼마 안 들어서 개꿀임ᄏᄏᄏ
아직 개꿀 빨 수 있을 듯 ᄏᄏ (2019년 6월 주류세 개편 확정)
그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에 맥주 수출을 금지한다면 그러니까 그 사람들 일본 맥주를 못 마시면 "발광" 한다고요 ᄒᄒᄒᄒ
日 맥주 한국 수출 급감


출처 : 일본 재무성 9월 품목별 무역 통계

일본 맥주 수입이 개박살이 나면서 영원할 것 같았던 아사히 슈퍼드라이를 포함한 일본 맥주 천하가 끝이 났고

 

야 너는 왜 쳐 웃어
앗...

하이네켄이 반일감정, 반중 감정 어부지리를 통해 수입맥주 1위에 올라서게 된다(...)

이후 그렇게 세금이 내려가니 중소 업체들이 활발하게 진출하게 되었고( 수제 맥주 열풍은 큰 회사만... 판로 막혀 위기)

붐이 지나간 자리에는 ᄌ망한 회사들이 늘어났다
참고로 우리나라 맥주 세금은 일본의 1/3 수준임. 일본이 유독 맥주 소비량이 높다 보니 세금이 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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