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다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두 딸아이의 아버지

이 이야기는 KBS 유튜브 '수취인 불명'에 실린 내용으로 암으로 인해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두 딸아이의 아버지 지승렬 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행복한 결혼 생활

“결혼하면 무조건 좋아” 전 맨날 그렇게 얘기하고 다녔거든요
승렬 - 어? 이 사람이랑 살면 좋겠는데 생각이 정말 한 일주일 만에 들었고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대화, 취향, 성격, 개그코드까지 '천생연분'이라는 말이 딱 맞을 만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결혼을 하게 됩니다.

지승렬 씨 역시 만난 지 일주일 만에 '이 사람이랑 살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했고 그 사람만 있으면 내 자존감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생각과 함께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불행의 시작

그러나 행복했던 신혼도 잠시 2019년 2월 승렬 씨의 아내는 "가슴에서 피가 좀 섞여 나오는 것 같다"라는 말을 꺼냈고 모유수유로 인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을 부부가 함께 하게 됩니다.
승렬 -  (피가) 계속 나온다고 해서 집 주변에 유방외과에 갔는데 혹 전체에서 다 암이 나왔어요. 그러나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받은 부부는 한쪽 가슴에서만 혹이 11개가 나오고 혹 전체에서 암이 나왔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시한부 선언. 항암 치료를 받는 아내

간, 폐, 림프, 임파, 뼈까지 많이 전이가 돼있는 상태였고 항암치료를 받던 도중 아내의 암이 간, 폐, 림프, 임파, 뼈에 이르기까지 전이가 되어있는 상태라는 것을 확인했고 선생님으로부터 "평균 1~2년 정도 남았다. 하지만 좋은 약이 개발되고 있고 10년 이상 오래 사시는 분들도 있고 그렇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사실상 시한부 선언을 받게 된 것입니다.

슬픈 현실. 그날이 오다

그리고 한 달 뒤 "오빠 어디야?" 그냥 빨리 와
그리고 한 달 후 승렬 씨는 입원이 길어질 것이란 생각에 집에서 가습기 등 필요한 물건들을 챙기고 있었고 그러던 도중 아내로부터 "오빠 어디야? 그냥 빨리 와"라는 카톡을 받게 됩니다.

카톡을 받은 승렬 씨는 짐을 다 던져놓고 병원으로 향했고 아내의 상태가 하룻밤 사이에 급격히 악화가 되었음을 알게 됩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병원에서는 "가족들을 빨리 모셔오라"는 이야기를 하고 그 말을 들은 승렬 씨는 두 딸아이를 데리고 옵니다.

엄마의 마지막 힘을 다한 사랑의 메시지

근데 그때 정말 마지막 힘을 냈는지 엄마가 하늘나라에 갈 거고 거기서 너희를 지켜볼 거야. 엄마는 근데 하늘에도 있고 너희 마음속에도 있어. 엄마한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마음으로 얘기하면 엄마가 다 들을 거야. 정말 아프고 힘든 상황이었지만 승렬 씨의 아내는 아이들을 향해 "엄마가 끝까지 노력할게. 그래서 이겨내고 집으로 가볼게"라는 말로 두 딸아이를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천국으로 간 엄마. 그리고 남겨진 가족들

아침까지 한 마디도 못했던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힘 있게 얘기를 하지?
아침까지 한 마디도 못했던 아내였지만 아이들을 향해서 또렷하게 말했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는 승렬 씨는 아이들을 오히려 걱정하는 아내를 보며 '그게 진짜.... 네가 진짜 엄마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가족들의 기대와 다르게 상태는 좀처럼 좋아지지 않았고 아이들과 만난 아내는 두 시간 정도 있다가 하늘나라로 떠나게 됩니다.

하늘에서 우리 모습은 잘 보고 있지?

먼저 하늘나라를 떠난 아내가 자신을 보고 있을 것이란 생각에 승렬 씨는 씩씩한 남편이자 다정한 아빠로서 아내에게 편지를 써 내려갑니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사랑하는 '곰붕' 아
내 마음의 모든 다정함을 담아 널 불러보고 싶은데, 다시는 이 땅에서 직접 들려주지 못하잖아
자신의 마음속 모든 다정함을 담아서 아내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다는 승렬 씨는 직접 들려줄 수 없는 현실이 너무 아프고 슬프게만 느껴집니다.

아내가 없는 현실이 너무 힘들고 괴롭다.

너라면 나에게 뭐라고 했을까?
'오붕이 생각대로 해!'
홀로 두 딸아이를 키우면서 중요한 순간들이 찾아올 때면 아내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는 승렬 씨 "너라면 어떻게 어떻게 했을까?", "너라면 나에게 뭐라고 했을까?" "오붕이 생각대로 해! 난 오붕이 믿으니까!"라는 한마디가 너무 그립고 듣고 싶다는 승렬 씨는 이런 생각을 할 때면 아직도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은 생각입니다.

 

우리가 삶에서 대단한 걸 바란 것도 아니고, 그저 옆에 살아 숨 쉬게 해 달라고만 했는데, 그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기를 바랐고 손 잡고 어떤 길이든 그저 같이 걸을 수만 있어도 좋겠다 생각했지만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나 승렬 씨는 진짜 황망하기만 합니다....

아직 기억 속에 생생한 아내의 모습

영상 속의 너는 어쩜 그리도 생생한지. 아직도 가끔 두 딸아이와 아내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본다는 승렬 씨는 지금 당장이라도 문 뒤에서 웃으며 아내가 나올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 승렬 씨는 부부가 살던 모든 공간에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지만 아내만 자리에 없어서 너무 슬프기만 합니다.

꿈에서라도 그저 같이 있고 싶다.

나 편지는 힘들어서 두 번 다시 못쓸 것 같아. 엄마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이 순간에도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승렬 씨는 오늘 밤에는 부디 아내가 꿈속에 찾아와 주기를 매일매일 간절히 기도합니다.
옆에서 책을 읽어도 좋고, 내 손가락만 만지작거리고 있어도 좋고, 잠이 들어 흘린 침으로 내 어깨가 다 젖어도 좋고, 팔 베개 한 팔이 저려서 감각이 다 사라져도 좋으니 부디 오늘 밤만큼이라도 예전처럼 꿈에서라도 그저 같이 있고 싶다는 말과 함께 승렬 씨는 편지를 마칩니다.

주인공은 아이들과 가장 예쁜 모습으로 사진을 기록하고 있다.

아내가 모든 순간을 보고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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