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다

2002 한일 월드컵에 강릉을 덮친 천재지변

바야흐로 월드컵으로 뜨거웠던 2002년. 그 해 여름 8월 31일에 일어난 일이야. 태풍 루사로 인해 새벽 3시쯤 시작된 비가 밤 12시까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왔어. 870.5mm나 미친 듯이 쏟아져 우리나라 국지적 호우의 최댓값에 관한 역사가 새로 쓰여졌지.
그동안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가운데 강수량으로는 최고치를 기록!!

태풍 루사 동반 폭우 현황

일 최다 강수량 (상위 10 지점)

2002년 8월 29일 태풍 루사 - 중심기압 950hpa

태풍 루사로 물에 잠긴 강릉

강릉에 하루 동안 870.5mm의 비가 쏟아지며 도시 전체가 물속에 잠겼다. 1904년 기상 관측 이후 일일 강수량 최고 기록이다.

태풍 루사로 물에 잠긴 강릉

그 후 1년 만에 강릉을 다시 덮친 태풍 매미

루사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 1년 만에 또다시 초대형 태풍 - 매미가 한반도를 덮쳤다. 심지어 바람의 세기로는 사상 두 번째를 차지했는데 초속이 무려 50미터가 넘었다. 초속 12미터만 돼도 우산이 꺾여 완전히 망가질 정도며 20 미터면 지붕 위 기와가 벗겨지고 사람이 중심을 잡기 힘들 정도였다.

2003년 9월 10일 태풍 매미

강릉에도 기간 강수량이 Top 3에 들 정도로 비가 많이 왔다.

기간 강수량 (9월 11일 ~ 9월 13일)

루사와 달리 풍속이 엄청나 바람으로도 피해가 많았던 매미

초속 30미터는 목조 가옥이 무너질 정도의 바람세기였기에 50미터는 간판이고 뭐고 다 날려버렸다.

태풍 바람세기 체험

오봉댐 붕괴 직전까지 몰고 간 대형 태풍

바람과 더불어 강수량이 역대급이었던 매미 때문에 강릉 상류에 위치한 오봉댐은 모든 수문을 열고도 만수위를 넘어서기 시작하면서 무너지기 일보직전이 된다. 만수위가 121미터였던 오봉댐은 매미 때 120미터까지 차올랐고 대피령이 내려졌었다.

오봉 저수지

당시 강릉에서는 오봉댐이 무너진다고 전부 높은 곳으로 대피하라는 대피령이 발령되었다. 하지만 시내 대부분의 지역에 전기가 나가고 유선전화도 휴대폰도 모두 불통인 상황이 되어 대피령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물바다가 된 강릉 시내

안전지대로의 긴급 대피령이 내려진 터라 시민들은 불도 없는 집에서 어둠에서 떨거나 급한 옷가지만 챙긴 채 노부모를 부축하고 아이를 업고 가는 피난 행렬이 이어지게 되었다.

물바다가 된 강릉 시내

태풍 루사 당시 범람의 위험이 다음날 아침까지도 강릉시민 모두에게 전달되지 못했고, 사람들은 이 태풍의 위험성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니 비가 많이 오는 거로만 생각해서 평소처럼 출근하고 학교 가는 학생들이 많았다.

학교에서는 이미 등교한 아이들을 급히 집으로 돌려보내기 시작하는데 이미 물이 많이 차올라서 물을 헤치고 집에 가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태풍의 기록적인 폭우로 물바다가 된 시내

휴교가 빨리 내려졌어야 하는데 오전 10시~11시가 돼서야 학생들을 집에 보내기 시작했고, 이 와중에 꿋꿋이 수업을 진행하고 12시에 학생들을 집으로 보낸 학교도 있다고 하니... 당시 비상 연락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물이 너무 많이 차올라서 학생들을 무작정 집으로 보내는 것도 너무 위험한 결정이었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아이들을 보고 나서야 학부모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었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강릉

전기도 끊기고 물도 안 나오고 그 당시의 강릉은 전쟁이 한바탕 쓸고 지나간 모습을 방불케 했다.
당시 방송 상황실에는 일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전화벨이 울렸었다.

"학교 간다고 나간 아이가 휴교로 인해 다른 아이들은 다 돌아왔는데 우리아이만 밤까지 돌아오지 않는다"
"급류가 집을 덮쳐 지붕에 올라가 있는데 집이 무너지려 한다"
"집에 노부모와 아이들만 두고 아내와 함께 출근했는데 집이 물에 잠겼다고 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전화가 안되고 길이 끊겼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피해가 발생한 강릉

오봉댐 붕괴 직전 비가 기적적으로 비가 그치기 시작

다행히 오봉댐이 무너지기 일보직전의 상황에서 비가 기적적으로 그치기 시작했다. 만약 오봉댐이 붕괴되었다면 정말 강릉이 지도에서 사라졌을거란 말이 사실이 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다. 

태풍으로 인한 피해

루사로 인해 245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실종자가 생겨났다. 이재민은 6만명을 넘겼으며 재산 피해도 5조원이 넘었다.

태풍이 지나간 후 강릉

태풍 루사가 지나가고 난 후 강릉은 한동안 분위기가 말도 안되게 안좋았다. 한집 건너 누구가 죽었다. 누구네 아버지가 죽었다 이런 얘기로 가득했다...사연을 들어보면 딱한 사정이 정말 많다.

순식간에 불어난 물때문에 미쳐 피하지 못하고 휩쓸려간 사람.

깜깜한 밤 주택 지붕위에서 구조를 기다리며 벌벌 떨었던 사람.

학교가 휴교했는데 아이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람.

평소처럼 출근길 나섰다가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버린 사람.

 

강릉에는 안타깝게 죽음을 만나거나 가까스로 피한사람들 얘기가 한동안 넘쳐났었다.

2019년 다시 한 번 한반도를 덮친 태풍 미탁

강원도에서는 강릉 371 동해 368.6 북강릉 309.7 대관령 162.2 태백 128.5 속초 101.9의 비가 내렸다.

태풍 미탁이 훓고간 강릉

출처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704604 

반응형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