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다

스스로 장애를 가졌지만 장애인을 위해 헌신한 지정환 신부. [명인문화사 제공]

대한민국 최초의 임실 치즈 그리고 지정환 신부

치즈를 가져다가 다윗과 그와 함께 한 백성에게 먹게 하였으니.... - 사무엘하 17장 29절 중

구약 성경에도 기록되어 있을 만큼 지구 상에서 가장 오래된 발효 유제품 치즈는 서양인들의 식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메뉴 중 하나이다.

전 세계 치즈 소비량 중 60%를 차지하는 치즈는 대부분 유럽에서 생산되는데 대한민국에서도 치즈 생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지역이 있다.

대한민국 치즈의 고장, 전라북도 임실

이 곳 임실에 치즈가 자리 잡게 된 사건은 196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척박한 산골 동네였던 임실군에 어느 날 나타난 한 명의 외국인 신부. 처음엔 마을 사람들에게 산양을 키워 산양유를 팔자고 설득하더니 남는 산양유에 간장, 누룩을 넣고 약탕기에 끓이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시골 마을에 이상한 바람을 불고 온 외국인 신부

디디에 세스테벤스, 한국 이름 지정환

처음에는 풀밭이 많은 임실에서 산양을 길러 농민들의 경제적 기반을 만들어 주려 했으나 남아서 버려지는 산양유의 처리 방법을 고민하던 중 유럽의 가정식 치즈를 떠올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치즈를 향한 그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치즈를 싫어했던 그는 치즈 숙성의 기본 원리조차 알지 못했고....

농번기에 청년들을 데리고 쓸데없는 일을 한다며, 동네 어른들에게 지청구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유럽으로 치즈 견학까지 다녀온 그는 결국 농민들과 함께 치즈 생산에 성공한다. 대한민국 최초의 치즈 공장이 임실에서 뜨겁게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에 전무했던 수제 치즈 공장 설립 후 성공 가도를 달리다

당시 국내에서 치즈는 미군에서 불법으로 유통되는 게 전부였기 때문에 국내 농민들의 수제 치즈라는 타이틀은 신선한 매력으로 작용했다. 조선호텔의 주방장도, 한국 최초의 명동 피자가게도 임실의 모차렐라 치즈를 주문했다.

지정환 신부의 시련

그렇게 임실 농민들의 삶에도 꽃이 필 무렵, 지정환 신부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치즈 생산부터 민주화 운동까지 '온몸을 던져가며 대한민국과 함께 하던 그가 다발성 신경 경화증이라는 불치병으로 인해 ' 모든 신경이 마비되기 시작한 것.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자신과 같은 중증장애인들의 재활을 돕는 공동체 '무지개가족'을 설립한다.

내가 장애인이 됐으니 그들의 고통과 재활에 동참할 수 있게 됐어요.

지신부는 지금까지도 전주에서 무지개가족을 운영하며 환자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2016년 한국 국적 수여

2016년 정부에서는 지정환 신부의 공을 인정하여 그에게 한국 국적을 수여했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에게 사랑을 베풀었던 지신부가 드디어 한국인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사람들은 지정환 신부에게 묻는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의 나라에서 '어떻게 평생 베풀면서 사실 수 있었나요?

전 단지 그들과 함께 한 것뿐입니다.'함께 배우고 사랑하면서 '무언가 이뤄지는 것이지요.

감사합니다, 지정환 신부님.

최근 신부님 근황

Newsis 뉴스 

전북 임실군 임실 치즈테마파크에서 열린 2018 임실 N 치즈 축제에 참석한 지정환 신부님의 최근 근황

2019년 4월 13일 평화 속에서 선종

‘임실치즈의 아버지’ 지정환 신부 2019년 4월 13일 평화 속에서 선종하다.

+ 지정환 신부가 민주화 운동 중 체포되었을 때 경찰에게 "내 이름이 왜 지정환인줄 아시오? "

"정의가 환해질때까지 ㅈㄹ 한다 해서 지정환이오!"라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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