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다

새벽부터 달리고 있는 한 남자

가까이 다가가 보니 위태로운 모습.

이제야 좀 쉬나 했는데.... 다리가 밖으로 꺾였다?

 

아 저기.. ) 다리가.. 90도로... 왼쪽 다리가..

너무 죄송한데 다리 좀 자세히 볼 수 있을까요?

장애가 있는 다리로 달리는 남자

곧게 뻗은 오른 다리와 달리

뒤로 돌아가 있는 왼쪽 다리

그리고 허벅지에 보이는 선명한 흉터 자국

 

사고로 이렇게 다리가 꺾이신 건가요..?

사고는 아니에요.

그럼 어쩌다가..

어렸을때 갑자기 시작된 다리 기형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과 같은 다리 모양이었어요.

근데 조금씩 조금씩 걷다 보니까 힘이 빠지더라고요. 허리에서 그때가 대충 1980년이에요.

 

10대의 어린 나이에 갑자기 시작됐다는 다리 기형

장애인 달리기 선수로 활동 중인 상훈씨

무슨 운동하시는 거예요?

저는 달리기 선수예요!

 

지금 보니까 '전북 유니폼이네요~

서 있기도 힘들어 보이는데 장애인 단거리 육상선수로 활동 중이라는 상훈 씨

혹독한 훈련으로 장애를 극복한 남자

어떨 때 보면 넘어질 것 같은데 저 같은 경우는 안 넘어져요 쉽게!

오늘이 있기까지 수없이 넘어지고 또 넘어졌을 지난날. 그럴수록 더욱 혹독하게 훈련하며, 자기 자신과 싸웠다

 

못하는 운동이 없네요? 저는 이게 재미있어요.

이렇게 운동한 결과 뽀빠이 알통에 후광이 비친다.

제 친구들이 부러워해요 이거 보고.

 

삼겹인 제 배를 보니 저 자신이 부끄러워지네요...

5월에 전국 육상 예선전이 있어요.

저는 1등 하고 싶어요

한 번도 아직 1등을 못해보서 1등 하고 싶어요!

그러니까 열심히 훈련해서 좋은 성적 거두려고요

 

그렇게 고된 연습이 끝나고

어디 가세요?

 

네 직장 나가야죠

상훈 씨가 도착한 곳은 중증장애인 재활센터

몸을 움직이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손이 돼주고파 시작한 일

중증 장애인 센터에서 손 발이 되어주는 남자

어찌나 부지런 한지 몰라요.

자기 삶을 꾸려가는 그런 모습이 정말 존경스럽더라고요.

인간 승리라고 봅니다.

 

밥을 짓는 일부터 청소까지.

잠시도 쉬지 않는 상훈 씨.

남들보다 더해주고 싶고 비 장애인들보다 더 해주고 싶어요

저는 이런 생활이 기쁘고 좋아요

남들에게는 고된 일로 보일 이 시간이 상훈 씨에게는 그저 기분 좋은 하루

모든 일상이 즐거운 것은 아니다.

저는 양말을 이렇게 벗어야 해요

그냥 이렇게 벗으면 손이 안 닿으니까

불편함으로 점철된 일상

저는 이게 편해요.

엉덩이 붙이고는 못 앉으시는 거예요?

네 못 앉아요.

장애로 바닥에 앉을 수 없는 몸

집에서도 상훈 씨가 앉을 수 있는 곳은 낮은 서랍장 가장자리

굳은 골반과 앙상한 엉덩이로는 바닥에 앉을 수 없다고.

이게 명명이 선천성 소아마비로 불려요

제가 시설에 있을 때부터 이건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상훈이 너는 커서 몸이 조금 안 좋을 거

53년 전 갓난아기 때 파출소 앞에 버려진 상훈 씨

선천성 소아마비로 늘 방에서 보내야 했다고

시설에 있는 아이들을 부모가 찾아와서 집에 데리고 가면

저도 그렇게 따라가고 싶었어요.

그리운 엄마 생각

그런 부모님들 따라... 그래서 엄마 생각이 자꾸 나요

부모님이 기억나세요?

생각이 안 나요.

많이 원망하고 많이 그리워하며 수없이 그려본 부모님 얼굴

말로다 하지 못할 서러움을 그 긴 세월 동안 어떻게 버텼을까

 

그렇게 꿈보다 좌절을 먼저 품어야 했던 소년.

포기와 절망이 익숙했던 지난날.

하지만 그렇다고 세상을 원망만 하며, 살기는 싫었다.

자신을 극복하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일에 열정을 바치다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기에

상호 씨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만약에 부모님이 살아 계시면 이렇게 잘 커서 잘 지내고, 이렇게 잘 뛰는구나. 그렇게 생각하실 것 같아요

꼭 한번 만나고 픈 부모님의 생각하며, 상훈 씨는 오늘도 달린다.

메달을 받아 부모님께 걸어드리는게 소원

"좋은 성적 거두어서 메달 따서 부모님께 걸어 드리는 게 제 소원이고 부모님 찾을 때까지! 제 힘닿을 때까지 달리고 싶습니다."

 

자신 있습니다!!

 

상훈 씨가 그려온 그 날이 꼭 찾아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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