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다

올해 40대 초반이고, 결혼한 지 4년 된 놈이다.
본래 좋아하던 여자가 있었는데, 그 여자는 나에게 별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하루하루를 낙심하며 보내다가 어쩌다 보니 현재의 아내인 4살 연하의 여자를 만나게 됐다. 
인연은 소리소문 없이 찾아온다더니 콩깍지가 제대로 씌어서 만난 지 7개월 만에 결혼....
서로 많이 사랑했기에 아기를 꼭 낳고 싶었고 결국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낳았다.
결혼을 해보니.. 아.. 하고 싶다...라는 단순한 생각이 아니라.. 
아 이 여자를 임신시키고 싶다.. 
이런 생각 같은 게 있더라고.. 
결혼하기 전에는 몰랐었는데..
그렇게 결혼을 하고 애를 낳았는데, 행복했던 순간이 왜 없었겠냐.. 
그리고 지금도 애들만 보면 너무 이쁘고 좋다.. 
하루하루 크는 것도 신기하고, 정말 부모 마음이 이런 거구나... 
라는 걸 알게 되는 거지..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현실이라는 게 이렇다..라는 걸 느끼게 되더라..
솔직히 이제는 아내에 대해서 사랑하는 감정 같은 건 없다. 
이제 겨우 결혼한 지 4년밖에 안된 놈이 이런 말 해서 좀 미안하지만.. 
그렇게 되더라.. 
아내도 이제는 날 사랑하는 것 같지는 않고.. 
그냥 의리반, 생활 반해서 그냥 사는 거 같다. 
애들이 있는데 어쩔 거냐고... 
그래서 이런 게 바로 인생인가 보다.. 하면서 자위나 하면서 살고 있는데
이제는 내 취미도 개인생활도 뭣도 그냥 아무것도 없다. 

그저 집에서 반주로 소주나 한잔 하는 게 유일한 낙인거지..
30대 중반까지는 총각이다 보니 나름 취미생활도 즐기고, 혼자 노는 걸 좋아해서 혼자 어디를 많이 싸돌아다니기도 하고.. 
하여간에 내 개인시간이 많았거든? 총각 직장인이니 회사일 끝나면 그냥 내 타임인거지. 

주말도 그렇고.. 근데 이제는 그냥 아무것도 없다.. 
일하는 기계 + 노예가 된 것 같다.. 
일단 집사람은 처녀 때 나름 풋풋했던 느낌은 정말 사라졌고, 
그냥 완전 아줌마가 됐다. 

아직 젊기는 하지만 내면 + 외면에서 풍겨 나오는 아줌마 포스가 너무 강해서 더 이상 여자로 보이지가 않는다.
올해 들어서는 섹스를 한 번도 안 했다.. 거의 분기별로 한번 하는 거 같다. 아내도 귀찮아하고 나도 귀찮고.. 
잘 서지도 않고.. 2년 전까지는 그래도 아내 몸도 만지고 했었는데, 이제는 육체적으로는 그냥 완전 남남인 느낌이다.. 
아내가 문 열어놓고 똥 싸는 거를 거의 매일 보니 생기려던 성욕도 이젠 없다.

아내는 기본적으로 내가 혼자 나가서 뭘 하는 걸 거의 병적으로 싫어한다. 
난 본래 뭘 하든지 간에... 혼자만의 시간을 좀 소중히 여기는 타입이거든? 
나 같은 사람들 있을 거야.. 
근데 이 제는 그런 게 거의 불가능하다. 
일할 때가 아니면 거의 무조건 집에서 육아, 가사를 분담해야 하고, 
그걸 안 하고 혼자 어디 나가서 싸돌아다니거나 한다??? 당장 지랄염병 난다... 
그런 게 싫어서라도 이젠 다 포기하고 산다.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하고, 그냥 월 3백 정도 버는데.. (총각 때나 지금이나 수입이 그냥 고정돼 있음..) 
총각 때는 내 용돈 쓰고, 집에 생활비 드리고, 놀 거 다 놀고, 할거 다 하고, 먹을 거 다 먹고 그랬었는데.. 
이제는 이런 것도 다 포기하고 산다. 

아내는 애 둘 키우느라 그냥 집에 있는데, 내가 당장 돈을 안 벌면 모든 게 다 스톱이 되니 책임감도 무겁고, 
일단 무조건 돈을 벌어와야 되는 구조다. 
(아내는 결혼하기 전에는 직장을 다녔었는데, 결혼하면서부터는 사회생활에 대한 미련이 없어 그만뒀다..)
나도 몇 년 만에 총각에서 완전 그냥 아저씨가 돼버렸는데.. 
그만큼 애들도 생기고 해서 좋은 것도 많지만, 씁쓸해질 때가 많다.. 
친 한 친구 하나가 아직도 장가를 못 가고 있는데, 솔직히 내가 결혼할 때는 그 친구보다 뭔가 좀 우쭐한 것도 있었고, 
너도 빨리 장가가야지.. 하면서 충고도 하고 했었는데, 솔직히 이제는 그 친구가 너무 부럽다. 

사실 이제 그 녀석도 그냥 노총각의 단계를 넘어서서 거의 장가 못 갈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태로 가고 있기 때문에 마냥 부러워할 건 아니긴 한데..
뭐가 제일 부럽냐면.. 그냥 개인시간이 많고, 돈을 지 마음대로 쓴다는 게 제일 부럽다. 그 친구가 정확히 얼마 버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리 많이 벌지는 못하거든? 하지만 어쨌든 경제권이라면 경제권을 쥐고 지 마음대로 쓴다는 게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예전에는 이 놈이랑 밤새서 놀기도 많이 놀고, 술도 먹고 했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다른 세상 이야기고 이 놈 얼굴 1 년에 한두 번 보기도 힘들다.
나도 불금이나 불토에 나가면 재미있게 잘 놀 수 있는데, 그냥 집에 갇혀 산다. 이런 이야기를 아내에게 하면 그럼 나는?? 나는 놀고 있냐? 나도 나가서 놀고 싶어!! 하면서 싸움이 시작되기 때문에 그냥 아무 말도 안 하고 산다. 살아있기는 한 데, 생기가 있는 게 아닌 좀비처럼 산다. 

뭔가 큰 압류라도 들어온 것처럼 가정과 아이들... 그리고 현실이라는 것에 무릎을 꿇고.. 뭔지 모를 미래를 위한다는 이유로.. 그냥 죽은 듯이 산다. 내가 왜 사는지도 모르겠고 뭘 원하는지에 대해서도 더 이상 생각 자체를 안 하고 산다. 그냥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이 더 편하다는 걸 깨달았다.

옛날의 아버지들 같으면, 그냥 이런 게 인생이겠거니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자식 농사지어서 자식들 잘되면 그걸로 된 거지.. 뭐 이런 마인드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솔직히 요즘은 세 상이 좀 다르잖아? 애들에게 부양을 바란다는 풍습 자체가 사라져 가는 거 같고, 애들은 어느 정도 키워놓으면 다들 떠날 뿐 예전과 같은 자식농사의 개념은 많이 사라진 것 같다. 내 수입으로 애들을 정말 잘 키울 자신도 점점 없어지고..
애들이 크려면 앞으로도 한 20년은 있어야 되는데, 이 생활이 계속된다면 나는 계속 좀비처럼 살면서... 그냥 살게 되겠지.. 애정 없는 아내와 한 집에서 그냥 그렇게 사는 거다.. 뭔가 껍질을 깨부수고 나가고 싶지만, 막장 드라마꼴 나지 않는 이상은 껍질을 깰 수가 없다. 겨드랑이에서 날개라도 돋아나서 훨훨 날고 싶지만, 이젠 다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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