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심부름 갔다가 동네 일진한테 억울하게 삥을 뜯기고 할머니 집으로 갔는데 아버지가 잔돈이 천 원이 부족한 걸 보시고 하시는 말씀. "이 녀석! 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을 하고 사야지 지금은 괜찮은데 다음부터 그러면 안 된다!"라고 말씀하셨음.
솔직히 크게 혼내신 것도 아니지만 이때까지 난 단 한 번도 심부름 중에 중간에 돈을 삥땅 쳐본 적이 없음. 본인도 싸구려 자존심이 굉장히 강해서 누구한테 이르고 그런 걸 잘 못하는데 일생의 신뢰가 무너지는 게 너무 억울한 나머지 삥을 뜯긴 이야기를 하였음.
아버지 듣자마자 아버지 : 뭐 어어어!!?? 아버지 : 지금 당장 나가자 그새 X 어디 있어!!! 나: 아빠 그게 아니라... (솔직히 걔한테 보복당할까 봐 조금 무서웠음) 아버지:아니긴 뭐가 아니야! 빨리 안 나와!!!?? 하면서 오히려 내 멱살을 잡고 끌고 가셨음 ㅋㅋㅋ 멱살 잡혀서 거의 질질 끌려가서 학교 앞 문방구에 도착.
이때당시 게임할 곳 이라고는 학교 앞 문방구뿐이라 아마 여기 있을 거다라고 생각을 했음. 학교 정문 앞 문방구는 총 3개였고 3개의 문방구가 따닥따닥 붙어있는 구조였음.
거기 중앙에서 아버지가 소리를 지르셨음. 아버지: 우리!! 아들!! 돈!! 뺏은 새끼!! 나와!!!!!!!!! 소리가 얼마나 컸는지 게임하던 아이들 아버지에게 모 두 시선집중에 문방구 주인 분들 셋다 밖으로 나옴... 그리고 일진 걔가 어슬어슬렁 나옴. 아버지 : 저 녀석이냐?? 나: (고개를 끄덕끄덕) 이 녀석이 그때당시 얼마나 막장이었냐면. 어떤 아이를 때려서 그 아이 엄마가 이 녀석을 혼내러 왔는데 "아 뭐요? 뭐 어쩌라고? 아줌마도 맞고 싶어요?" 라고 하면서 오히려 피해자 엄마를 위협하고 욕까지 하 던 놈임. (거기다가 그때당시 그 어머니는 임신도 한 상태였음 - _-...) 이거 말고도 사건이 정말 많은데 정리하자면 한마디로 뵈는 게 없는 녀석이었다. 이때도 마찬가지로 이 녀석이 아버지 보자마자 일진 : 아저씨는 뭔데요?라고 하자마자... 아버지가 그 녀석 멱살과 사타구니 쪽 바지를 잡더니!!
그냥 들었음...
그러니까 말 그대로 들었다 위 같은 사진처럼 ㅋㅋㅋ 그리고 옆에 가로수 쪽에 집어던졌다... 진짜 무슨 만화같이 나무에 부딪치면서 "커헉!!" 하는데 이게 영화인지 현실인지 구별이 잘 안 갔음. 그때당시 공포의 대상이 그냥 공중에 날아다니니까... 그리고 어리둥절해 있는 일진애 머리끄덩이를 잡고 일으켜서 그대로 와사바리를 걸어버리는데 일으켜지자마자 또 자빠짐.
한 세네 번쯤 반복하니까 일진애 눈물 콧물 범벅이 돼서 "아저씨 살려주세요!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아버지 성격상 한번 눈 돌아가면 진짜 보이는 게 없는 분이시라 일방적인 체벌(?)은 5분 정도 더 계속된 듯. 그래도 아버지가 조절하신 게 직접 주먹으로 팬 게 아니라 간접적(?)으로 팼음.
(머리끄덩이 잡고 다리를 후려서 쓰러트린다던가. 집어던진다(?)던가.) 여하튼 모든 게 종료되고 일진의 얼굴은 눈물 콧물 범벅 온몸은 모래투성이가 돼서 정말 아버지에게 엎드려서 빌고 빌었음.
아버지는 그대로 일진은 문방구 안으로 데리고 갔다. 아버지 : 죄송한데 종이랑 펜 하나만 쓰겠습니다. 당황한 문방구주인은 놀라서 "아 네.. 네.."라고 말하더라 종이에는 일진의 짧은 반성문 겸 각서를 썼는데 아버지가 각서를 받아서 자기 지갑에 보관했음. 아버지: 너 다시는 돈 뺐지 않는다고 아저씨랑 약속했고. 이렇게 각서까지 썼다. 한 번만 더 뺏으면 그땐 너네 부모님 앞에서 이렇게 혼날 줄 알아라. 아저씨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 (근데 진짜 이게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아버지 진짜 하시는 성격;;;) 일진: (울먹이며) 네 진짜 다시는 안 그럴게요... ᅲᅲ 아버지: 그리고 사내새끼가 돈이 필요하면 정당하게 돈을 구해야지 치사하게 남들 돈이나 뺐고! 이거 받고 다시는 남들 돈 뺐지 말아라. 하면서 2천 원 쥐어주셨음. 무슨 깽값도 아니고 ᄏᄏᄏ 그리고 그 일진은 그 이후에 꽤 얌전하게 살았다. 그때당시 학교 앞 문방구에서 유명한 녀석이라서 문방구 주인들도 다 싫어하고 게임하는 녀석들도 싫어했는데 당분간 밖에 안보이더라 ᄏᄏ 물론 반년정도 지나니까 결국 양아치짓 하고 다니긴 했지만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나는 쳐다도 보지 않더라 ᄏᄏ
우리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굉장히 힘들게 살아오시고 초등학교 중퇴해서 길거리 과일노점, 오징어잡이배 타고 소년가장으로 살아오신 분이라 엄청 억세게 살아오셨음. 환갑 넘은 나이에도 식스팩이 있으셨으니까... 저거 말고도 우리 둘째 누나가 고등학생 때 노는 누님들에게 억울하게 따귀맞고 와서 아버지가 교무실 쳐들어가서 학교 뒤집어놓은 썰도 있는데 나중에 기회 되면 써보겠음.
사진은 아버지 재작년에 일흔 되시고 찍은 사진. 결론? 아버지는 지금 봐도 무섭다 ᄃᄃ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