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다

이런 걸 만들다니... 한국인은 정말 대단하다.

지난 10월, 한국에서 만든 물건이 전 세계 소방관을 놀라게 했다.
화생방 방독면처럼 생긴 이 괴상한 물건의 정체는 소방구조용 열화상 카메라

불 속에서 생명을 찾아내는 카메라다.

연기 때문에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화재현장에서도 이 장비만 있으면 구조가 필요한 사람의 위치를 단번에 알 수 있다.

전 세계의 소방관들이 간절히 바랐던 아이템.

이 장비를 개발한 이들은 평범한 대학생과 더 평범한 엔지니어 그리고 현역 소방관.

한마디로 '특수 카메라 분야의 비전문가들이었다.

그중 프로젝트의 제안자인 한경승 소방관은 화재 현장에서 연기 때문에 못 구한 사망자를 발견했을 때
이렇게 생각했다.

다시는 연기 따위에 생명을 놓치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그에게 필요한 건 '잘 보이기만 하는 장비가 아니었다.

내구성과 방열 기능은 물론이고 평소엔 몸에 부착해서 사용했다가도 급할 땐 손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소방관이 사용할 수 있으려면 가격이 낮아져야 했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던 조건, 하지만 반드시 필요했던 장비..

프로젝트는 매 순간이 고비였고, 팀원들은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다.

“저 진짜, 더 이상은 못하겠어요.” 그때 머리를 쥐어뜯던 팀의 엔지니어가 말했다.
솔직히 지금도 기존에 있던 것들보다 좋잖아요.

이 정도면 할 만큼 한 건데 여기서 더 할 필요를 못 느끼겠어요.
그러니까, 한 번 가 보죠. 정말 이 정도로 되는지 안 되는지.

진짜 불구덩이로 갖고 들어가 보자고요.

그렇게 실시된 테스트, 팀장님, 방열 온도 최대치를 260°C까지 높여야 할 것 같아요.
결과는 만족스러웠지만, 이들은 목표를 한 단계 더 높여 버렸다.

테스트가 끝나고 나서 소방관분들이 부탁하시더라고요.

* 직접 장비를 착용하고 테스트에 참가했던 김홍석 소방관

당신들만 믿는다고... 꼭 좀 만들어 달라고,

그런데 저희가 여기서 만족하면 안 되잖아요. 온 국민의 영웅이 우리를 믿는다는데!

결국 이들은 전원이 '특수 카메라의 비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소방관을 반하게 할 대작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젠 그 비결을 묻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저희끼리 한 말이 있어요.

 

봐라, 도저희 들어갈 수 없는 불길 속에서 사람을 둘러업고 나오는 소방관들을 봐라.

그들이라고 매번 확신이 있어서 불길로 뛰어들겠냐.

 

“저 안에 아직 사람이 있는 것 같아!”

아니다, 그들은 조금이라도 여지가 있으면 일단 몸을 던져보는 거다.

“구조 댑니다! 계시면 소리를 내주세요!”

그렇게 아주 작은 여지를 '목숨 걸고 가능성으로 만드는 거다.

그런데 우리가 이걸 완성하면 그때부턴 그 모든 게 확신이 된다.

 

“대장님! 저기에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도 여기가 한계라고 말할 것인가? - 팀 이그니스와의 인터뷰 중에서

본 콘텐츠에 등장한 팀 이그니스는 지난 11월 9일 소방의 날을 맞이하여 전국 소방서를 대상으로 열화상 카메라 1,000대를 기부했다.

 

당신이 특별한 사람일 필요도, 처음부터 완벽한 아이디어를 낼 필요도 없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떠올린 평범한 생각. 그것이 한계를 뛰어넘을 때, 우리는 내일의 솔루션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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