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다


옛 여친의 친구로 얼굴만 알다가

서울로 직장생활 하러 오면서 뭐 연락할 기회도 없고 그래서

대충 잊혀졌던 ㅊㅈ가 있었더랬습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길래 무심결에 받았는데

이 ㅊㅈ도 서울로 직장 구해서 왔더라는요.

집을 구해야 하는데 같이 좀 도와달래서 그러마 하고 한 며칠 같이 다녀줬습니다.

꼬박꼬박 간식 사고 저녁 사고 하길래 괜찮네 개념있네 했지요.

집 정하고 이사 도와주고 고맙다며 술을 산다길래

그럼 맥주나 할까 하고 있었는데 와인바로 데려갑니다.

이사하고 정신없을텐데 옷 갈아입고 나오네요. 겨울이었는데 위로 아래로 꽤 미니한 드레스를





아놔 크롬ㅎㄷㄷ

본의아니게 연재를 시켜주는 크롬이네유ㅋ



암튼 그래서 와인바로 갔습니다.

청담동 쁘띠ㄲㅂ였던걸로...

인터넷서 찾았다는 말을 들으니 좀 거시기합니다만 뭐 괜찮았어요.

레드로 달립니다. 둘이서 치즈 한접시 놓고 세병 마신거까지 기억이 나네요.

근데 ㅅㅂ ㅊㅈ가 뻗어서 계산을 제가...ㅠㅠ

이거 낚였다 생각이 들어서 살짝 짜증이 났습니다.

근데 진짜 완전 갔더라구요. 어쩐지 들이붓더란...

어찌어찌 부축해서 나왔습니다. 일단 차 뒷좌석에 앉히고(뉘이면 토할까봐 ㅎㄷㄷ)

대리 부릅니다. 아 근데 대리가 안와요...



길어지네요. 3편에...




간신히 기사 한분 연결이 되었습니다. 근데 10분 걸린대요.

대체 청담에서 대리기사 부르는데 10분걸리는게 말이 되느냔...

암튼 ㅊㅈ는 뒷좌석 저는 조수석 앉아서 좀 기다립니다.

근데 ㅊㅈ가 자꾸 쓰러져요.

전 정말 혹시나 ㅊㅈ가 오바이트해서 일주일전 내부세차한 제 서민5호가 ^&$%()*^&되면 어쩌나 걱정되는 마음에

뒷자리로 갑니다.

기사님은 아직 안오구요.

차안은 따뜻하고 ㅊㅈ는 아예 제 어깨를 베고 잡니다.

각도상... ㅅㄱ가 아니 보일 수가 없습니다.

음... 착한 ㅅㄱ입니다.

아 안돼;;; 옛 여친의 절친인데 얽히면 굉장히 난감할 상황임은 분명합니다(옛 여친과 이 친구와 저는 전부다 대학 같은과 동기입니다).

근데... ㅁㅈㄱ 싶습니다ㅠㅠ

손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데 다행히(읭?) 기사님이 오십니다.




쫌 속도를 내볼랍니다. 제 키보드가 아니라 좀 타이핑이 느려유...

대체 키스킨은 왜 고정시켜 놓느냔....



청담에서 그 ㅊㅈ 집인 ㅅㅂ역까지 갑니다.

저는 ㅅㄷㄹ인데ㅠㅠ 근처 모텔서 자는게 차라리 낫겠네요.

암튼 잘 가서 기사님 보내고 ㅊㅈ 부축해서 내립니다.

오 갓...

제 어깨에다 ㅇㅂㅇㅌ 해주십니다. 그것도 와인색깔 ㅇㅂㅇㅌ...

솔직히 이 타이밍에서 버리고 갔어야 했는데...



그래도 자게이답게 술또라이된 녀성동지 두고 가면 안되잖겠습니까.

그래서 ㅊㅈ 가방을 뒤집니다(읭?).

다행히 도어락 키가 나옵니다.

간신히 ㅊㅈ 방 번호 알아내서 문 땁니다.



이 ㅊㅈ 지 집 거실에다 또 ㅇㅂㅇㅌ 합니다.

술값 깨지고 난데없이 남의 집 청소하고 옷 버리고 오늘 재수 옴붙었습니다.

ㅊㅈ를 대충 침대에 던져놓고 아닌 밤중에 걸레질합니다.

역시 자게이 퀄리티....


근데...

지금도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몰겠는데...



그날 요 ㅊㅈ 드레스가 참 이뻤단 겁니다.

원피스인데 왜 블라우스+스커트 형태로 되어있는거 있잖아요.

블라우스 부분은 복숭아색 스커트는 뭐라더라 다크그레이? 암튼

딱 제 취향이었는데

분명 이 ㅊㅈ 새벽에 또 ㅇㅂㅇㅌ 할게 분명한데 그럼 이 이쁜 옷을 버리겠는 검미다.

그런 일은 있어선 안되죠.

그래서...


한참을 뒤집뒤집 하다가

드디어 숨어있는 지퍼를 찾아냅니다....




6회나 썼는데 아직 골치아픈 ㅊㅈ가 왜 골치아픈지 시작도 못했단;;;

죄송함미다. 얼른 사무실 돌아가서 써야... 응? 아니 퇴근하고 써야... 응? 어케 해야 되지;;;



암튼...

내립니다...

내립니다......

오 이런 옷들은 지퍼라인이 등을 타고 내려가 ㅇㄷㅇ 골 바로 위까지 열리는군요.

하나 배웠습니다.



다 내렸습니다.

근데 ㅊㅈ가 눈을 뜹니다, 허걱;;;;;;;



원래 한큐에 갈려고 했는데 생각만큼 잘 안되네요ㅋ

진도 좀 빼고 일좀 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인원 좀 되는 학부 다니면 분명 학부 학과 같은데 얼굴만 간신히 아는 애들 있잖아요ㅋ 첨엔 그런 정도의 친분이었음요.



눈을 뜬 ㅊㅈ가 한마디 하십니다. 물좀 달라고..

여기 니네 집이거든...;;;

냉장고에 생수병 하나 찾아 오는데 이 ㅊㅈ 드레스를 벗고 다시 누워 있습니다.

침대까지 가는데 가슴이 뛰는게 눈으로 보일 정돕니다ㅎㄷㄷ


물 마시는거 도와 주고 잠자리 봐주고

정말 그때 돌아나왔어야 했는데....



왜 가끔 뉴스에 보면

술마시고 자다가 토사물이 목에 걸려 질식사 하는 사람들 얘기 나오잖아요.

전 정말이지 이 ㅊㅈ가 그렇게 될까봐 걱정되어서

정신 차릴때 까지만 옆에서 봐주기로 결심하고 침대 옆에 기대 앉았습니다.



ㅊㅈ는 잘 잡니다.

저도 깜박 좁니다.

ㅊㅈ가 갑자기 기침을 심하게 합니다.

헉 지켜보기 잘했다 하면서 침대에 앉히고 등을 두드려 줍니다.

다시 누이려 하니까 잠깐 앉아있고 싶답니다.

그런데, 그런데....



창 밖 가로등 불빛이 새어들어오는데

ㅊㅈ의 어깨가 예쁘게 빛납니다.



뒤에서 살짝 안았습니다.

가만히 있더군요.

용기를 내어 봅니다.

자게이 난생 처음으로 ㅊㅈ ㅂㄹㅈㅇ를 끌러 봅니다.

이렇게 풀기 쉬운 것이구나...

그래도 가만히 있습니다.

좀더 용기를 내어 봅니다.

그리고 뭐...

바로 ㅎㄷㅎㄷ...


자다가 깨어서 또 ㅎㄷㅎㄷ...




아침에 씻고 나와서 또.......








짐도 제대로 풀지 않은 집에서 하루를 꼬박 있었습니다.

새벽에 들어간 ㅊㅈ의 집에서 다음날 새벽에 나옵니다...



그렇게 시작되는 줄 알았던 자게이의 생각은 며칠 뒤 걸려온 전화로 혼란속으로 빠지게 됩니다.



다음편으로 정리할게요. 잠깐 회의가...
[




자고로 긴급회의 치고 제대로 된 내용이 없다는...

아이폰 안들고간게 한입니다ㅠㅠ






그날 이후로, 이사 관계로 하루에도 여러번 연락을 주고받던 ㅊㅈ와의 컨택이

뚝 끊깁니다. 몇번 전화도 해보고 문자도 보내봤는데 별 반응이 없어요. 마지못해 답하는 그런 느낌 있잖아요.

씁쓸하긴 했는데 한편 이해도 되고 뭐 그랬습니다.



얼마 후 주말에 친구들이랑 광장동 모 호텔 바에서 놀다가

돌아가기가 애매해서 걍 객실 하나 잡고 쉬고 있는데

전화가 옵니다. 예의 그 ㅊㅈ입니다. 가슴이 두근두근 합니다. 뭐지 오늘 또...?(그래요 저 나쁜놈입니다)



또 술또라이가 되어 있습니다.

데리러 가마고 해도 어딘지를 모르는데 어케 가겠냔;;;

그래서 여기로 오라고 했더니 오케 합니다. 헉 이거 뭐지;;;

올림픽공원? 그쪽에서 오는데 20분 남짓 걸리는거 맞습니까? 암튼 그쯤 걸려서 도착합니다.

쓰러지다시피 하는 ㅊㅈ를 부축해서 객실로 올라오는데 도중에 마주치는 사람들이 전부 속으로 ㄱㄱㄲ 하는거 같습니다ㅠㅠ

저 그런놈... 이긴 하지만 오늘은 제가 이런게 아니예요ㅠㅠ



오늘은 다행히 ㅇㅂㅇㅌ까지 가진 않은 듯 합니다.

능숙(크헉)한 손길로 장비를 해체합니다.

역시 두번째 해보니 손에 착착 붙네요ㅎㄷㄷ



그런데...

ㅊㅈ가 울고 있습니다.

헉 이거 뭐지...



ㅊㅈ 손에 들려 있던 전화가 울립니다.

이름을 흘깃 봅니다. ㅈㅈㅎ 010-...



ㅊㅈ가 조금 정신을 차리더니 화장실 쪽으로 갑니다.

뭐라뭐라 통화를 하다가 끊습니다.

통화 상대는 분명 남자입니다.






잠시 후 돌아오더니

저를 확 껴안습니다. 어 이거 뭐지;;;

술냄새와 향수 냄새, 눈물 냄새가 섞여 순간 정신이 아찔해집니다.

ㅊㅈ가 제 입술을 찾습니다. 찾는 것은 바로바로 대령해야 합니다.



...그래서 또 그런 일을 벌이고 맙니다....





새벽녘이었을 겁니다.

ㅊㅈ는 세상 모르고 자고 있는데

테이블 위에 던져둔 ㅊㅈ의 핸드폰이 울립니다.



어....

번호는 분명 아까의 ㅈㅈㅎ 번호인데

이름이 바뀌어 있습니다.

'거짓말쟁이'.........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당연하죠, ㅊㅈ 전화를 받았다가 무슨 사단을 내려고;;;

두번쯤 더 옵니다. 진동소리에 ㅊㅈ가 깰까봐 손에 들었다 시트에 파묻었다 합니다.




그런데 제 전화로, 그 번호로, 전화가 걸려옵니다.

이거 뭐지...




일단은 안 받았습니다.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ㅈㅈㅎ는 누구인지,

왜 거짓말쟁이로 바뀌었는지,

ㅈㅈㅎ는 내 번호를 어떻게 알게 된건지,

왜 이 시간에 나에게 전화를 거는지.




한참 시간이 흘러 ㅊㅈ가 깨어납니다.






......다음편에 완결 나가겠습니다.




완결 나갑니다. 너무 길지 않을지...

저는 보시기 편하라고 끊었는데 본의아니게 수고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머리가 복잡해서 그런지 또다시 품으로 파고드는 ㅊㅈ를 밀어낼 정신이 없더군요(응?).

결국 체크아웃을 한 것은 오후 3시가 넘어서였습니다. late checkout의 덕을 보았습니다(으응?).




ㅊㅈ를 데려다주는 길에 또 ㅊㅈ에게 예의 '거짓말쟁이' 에게서 전화가 오는 눈치입니다.

저 이런 눈치는 쓸데없이 좋습니다.

ㅊㅈ가 안 받습니다.

또 안 받습니다.




제 전화로 문자가 옵니다.

운전중이라 확인을 안합니다.

한 통이 더 옵니다.

궁금해 죽겠습니다. 대체 무슨 시츄에이션인지...

분명 이건 ㅈㅈㅎ 닉네임 '거짓말쟁이'의 문자라는 감이 옵니다.




한번 가봤다고 익숙해진 ㅊㅈ의 집 앞까지 옵니다.

커피 한잔 하잡니다. 까짓거 마셔줍니다.

뭔가 말을 할 낌새입니다. 하지만 먼저 묻는 초보짓은 하지 않을 정도는 됩니다ㅋㅋ

계속 망설이던 ㅊㅈ는 '연락할게' 하며 집으로 올라갑니다.



차로 돌아와 운전석에 앉습니다. 비로소 문자를 확인합니다.

XX(ㅊㅈ)이 오빠인데 아직까지 집에 안들어와서 혹시나 같이 있나 하고 문자를 보내봤답니다.

정중한 문자인데 뭔가 삘이 옵니다.

왜 뭐라 설명할 수는 없는데 살짝 이상하다는 그런거 있잖아요.




방금 데려다 줬어요 하고 문자를 보내려다 그만둡니다.

혹 ㅊㅈ랑 말이 달라지면 나중에 ㅊㅈ가 곤란할까봐...

친오빠든 그냥 오빠든 문제가 분명 생길 것 같아서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시동을 걸고 떠나려는 참에 갑자기 오피스텔 출입문이 열리더니 ㅊㅈ가 뛰어나옵니다.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뒤따라 한 남자가 따라나옵니다. 직감적으로 그 남자가 ㅈㅈㅎ라는 필이 꽂힙니다.

남자는 ㅊㅈ를 뒤에서 껴안습니다. ㅊㅈ는 뿌리치려 합니다.

운전석에 앉아 있던 저와 ㅊㅈ의 눈이 마주칩니다. ㅊㅈ가 이쪽으로 옵니다.

저도 문을 열고 나옵니다.

용기를 냅니다.


무슨 일이세요? XX(ㅊㅈ) 친구입니다.

남자가 가까이 옵니다. 헉 뭐지 죽빵 맞는 타이밍인가?

꾸벅 인사를 합니다.

XX 남자친구입니다(어이 나도 남자라고). 다음에 뵙겠습니다.



두 문장으로 인사를 끝낸 남자가 ㅊㅈ를 데리고 다시 건물로 들어갑니다.

ㅊㅈ는 뒤를 돌아보지만 제 쪽으로 오지는 않습니다.








자게이는 머리가 혼란해집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ㅈㅈㅎ에게서 전화가 걸려옵니다.

한번 만나잡니다.

그럽시다 하고 장소를 잡았습니다.







.....죄송해요 잠깐 화장실좀....ㅠㅠ





남자는 생각 외로 괜찮은 쿨가이였습니다.

남자 둘이서 커피를 마신다는게 영 좀 그랬습니다만(들어올땐 맘대로겠지만... ㅎㄷㄷ)....




남자는 ㅊㅈ의 약혼자였습니다.

결혼 날짜를 받아두고 있었답니다.

ㅊㅈ가 서울로 올라오게 되자 좀 다툼이 있었나 봅니다.

ㅊㅈ는 꼭 가고 싶은 직장이었기에 무리해서 올라왔답니다.

다툼은 계속되고, 급기야 예비시댁과 예비처가 식구끼리도 다툼이...ㅎㄷㄷ




그런 상황에서 제가 어리버리 끼어든 거였습니다.

아니 끼어든 정도가 아니었죠;;;;




남자가 묻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했는지 안했는지,

ㅊㅈ 말 대신 제 말을 믿겠답니다.

그리고 어떤 결론이든간에 ㅊㅈ랑 결혼할 생각이니

솔직히 말해달랍니다.




솔직히 말해달라는데 차마 거짓말을 할 순 없겠죠.



그래서 거짓말을 했습니다.



이러이러하게 아는 사이인데 집 정하는 것 좀 도와 준 것 뿐이다.

어제는 무슨 모임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술이 좀 과한 듯 해서

모임장소 근처에서 재우고 아침에 데려다 주었다.

나도 여친 있고 결혼 얘기 오가는 와중에(개뻥ㅠㅠ) 이런 일에 끼게 되어 부담스럽고 또 미안하다

잘 다독여서 해결 잘 하시고 꼭 결혼하시라




이정도로 얘기했습니다.

제 느낌인지는 모르겠는데 남자도 어느 정도 제 말을 믿는 것 같았습니다.

얘기 잘 끝내고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ㅊㅈ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는 절대 받지 않았습니다.




그게 벌써 2년 전이네요.




남자와 ㅊㅈ는 결혼해서 잘 살더라는 얘기를 옛 여친에게서 전해 들었습니다.






가끔씩 ㅊㅈ에게서

안부 문자가 옵니다.

답장을 하지 않고 있어요.




맞는 거겠지요?

암튼 잘 지내길 바랄 뿐입니다.




정작 저는 아직도 솔로라능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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