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같은 그녀 이쁜이 조장 ㅊㅈ와 연애했던 이야기..(3)

퇴근 무렵 휴대폰에 전화 한통이 울립니다

 

이쁜이 조장이었습니다

 

깜짝놀라서 어쩐일이냐고 묻습니다

 

그녀는 에둘러 말하는 법이 없습니다

 

'xx씨 오늘 저녁에 뭐해요?'

 

'그냥 자취방가서 쉴려구요'

 

바로 돌직구 날라옵니다.

 

'소주한잔 사주실래요?'

 

'....'

 

회사앞 고기집에서 그녀를 만났습니다

 

검은 목폴라에 청바지를 입은 그녀 목에 걸린 작은 금목걸이가 그녀의 하얀얼굴을 더욱 빛나게 합니다

 

나도 모르게 마른침이 꼴깍 넘어갑니다..

 

'xx씨랑 참 오랫만에 쏘주한잔하네요 그쵸잉?'

 

'그러게요 이쁜이씨랑 한잔한게 언젠지 기억도 안나요 맞죠잉?' 그녀의 말투를 따라합니다

 

그녀가 고개를 살짝 돌린채 입을 가리고 웃습니다 참 오래간만에 보는 기분 좋은 웃음입니다

 

'한잔 주게요' 그녀가 소주병을 건넵니다

 

이쁘니 조장의 잔에 소주를 가득채웁니다 저도 따라 가득 채웁니다

 

그렇게 몇잔을 거푸마셨습니다 그녀의 하얀얼굴이 목뒤까지 금새 빨개집니다

 

'참 좋네요, 이렇게 좋은걸 여태 안마셨을까...'

 

그녀를 잘 압니다..

 

소주 석잔이 주량이다던 그녀는 술에 취하면 입사초년때 만났던 마산 출신 악질조장의 얘기부터

 

아름다운 그녀의 고향 남원의 이야기까지..사실 회식자리에서 몇번 들었던 얘기인데

 

그녀는 내가 듣는지 마는지 함박웃음을 터트리며 자신의 이야기에 열중합니다

 

소주병은 쌓이고 시간은 조금씩 흘러갑니다..

 

그녀도 꽤나 취했는지 턱을 괸채로 여전히 자신의 이야기만을 합니다

 

'저 이제 그만가죠 이쁜이 조장'

 

그녀는 제가 듣는둥 마는둥 계속 얘기합니다 사실 무슨소린지 앞뒤도 안맞고 그냥 횡설수설 하고

 

있습니다

 

이쁜이 조장을 간신히 부축해서 거리로 나갑니다

 

그녀의 흔들리는 어깨를 붙잡고 여느 연인들처럼 잠자코 걷기만 했습니다 

 

' 내가....'

 

그녀가 눈이 풀린채 말을 잇습니다

 

'내가..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xx랑 만났을때에요'

 

'그리고요....'

 

그녀가 잠시 울먹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요..살면서 제일 비참했을때가...xx랑 헤어질때였어요'

 

'.....'

 

달리 대꾸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

 

그렇게 그녀를 꼬옥 안아줬습니다

 

그녀는 다시 사랑을 시작할려나 봅니다

 

....

 

이른 아침 회사입구에서 그녀를 만났습니다

 

약간 부은 얼굴로 어색하게 눈인사만 까딱..

 

그녀는 현장으로 나는 사무실로 바쁘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돌아서는 그녀의 입가에 희미하게 미소가 돕니다

 

다행입니다

 

정신없이 하루일과를 마치고 그녀의 기숙사 앞에서 기다립니다

 

수줍게 웃는 이쁘니 조장을 보니 마음이 한결 낫습니다

 

시내로 가는 버스 뒷자석에 나란히 앉아 잠자코 바깥풍경을 봅니다

 

이쁘니 조장은 말이 없습니다 대신 핸드백에서 귤을 한개 꺼내 듭니다

 

귤껍질을 천천히 벗겨내고 절반을 잘라 자기입에 냉큼 넣습니다

 

그녀의 작은 볼에 귤이 한가득 움직입니다..남은 절반을 나의 입에

 

넣어주는...척 하더니 자기입에 또 우겨 넣습니다..

 

팔꿈치로 툭쳤더니 저를 확 밀어제낍니다 귤을 가득 입에 물고 아이처럼 웃는

 

모습을 보니 천사가 따로 없습니다

 

이렇게 이쁜 여자를 참..

근 한달간 이쁘니 조장과 퇴근 후 만남을 가졌습니다

 

딱히 연락하지 않아도 의례 퇴근무렵엔 기숙사앞에서 만나 분식집을 가거나

 

주말엔 공원에 앉아 한가로이 수다를 떨었습니다

 

그녀도 저도 무척 행복했던것 같습니다

 

문득 이쁘니 조장의 작은 손을 잡아 봅니다 

 

가냘픈 몸매에 비해 굳은살이 군데군데 박힌 손바닥은 거칠고 현장에서 세척통에 찌든

 

작고 까만 손등은 작은 흉터들로 가득합니다

 

마음이 짠해 옵니다

 

얼마 안되는 인생이지만 이 여자 참 힘들게 살아왔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이도저도 아닌 상처투성이로 친구도 연인도 아닌 ㅊㅈ지만..

 

 

그렇게 얼마간이 지났을까

 

저는 본부로 정식 배치를 받고 이쁘니 조장은 반장의 배려로 다시 조장으로 원상복귀 했습니다

 

한참 일하는데 전화가 옵니다..

 

오늘 동기 모임이 있답니다

 

이쁘니 조장과의 잦은 만남으로 모임에 소홀했던지라 간만에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근데. 여기서 사건이 벌어집니다.

 

....

 

조금 늦게 회식자리에 참석했습니다

 

고작 30분 늦었을 뿐인데 간만의 동기모임이라고 폭탄주가 계속 돕니다

 

그렇게 몇잔을 먹었는데...구석자리에서 대화에 열을 올리던 그 동기녀석이 눈에 띕니다

 

동기녀석은 힐끗 쳐다보더니 제 시선을 외면합니다

 

저도 딱히 할말이 없어 관심끊고 그냥 술만 마셨습니다

 

어느덧 술자리가 얼큰히 달아오르자..

 

동기녀석이 소주병과 잔을 들고 옵니다..

 

썩 내키진 않지만 먼저 잔을 받고 말을 건냅니다 'xx야 간만이다..'

 

'그래 오래간만이다 뭐 그 부서는 일 존나 시키나봐?'

 

'그냥 쫄따구가 그렇지 뭐 ..'

 

녀석의 입가가 묘하게 찌그러집니다

 

 

'요즘 이쁜이 조장하고 잘 되간다메?'

 

'뭐....너는 xx하고 잘 사냐?'

 

'x까고 있네 째진지 오래다..그건 그렇고...'

 

'걔량 잤냐?'

 

'취했냐? 대뜸 그게 말이냐 말대가리냐...'

 

대화가 갈수록 지저분 해질거같아 그냥 피식웃고 자리를 나왔습니다..

 

돌아서서 나오는길에 생각할수록 열받습니다..

 

다시 되돌아가갑니다

 

동기녀석이 벌떡 일어나더니 동기들을 둘러보며 말합니다..

 

'아우 x발 우리 구멍동서 동기님 다시 오셨어요?'

 

그 다음은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동기들 40여명이 우리둘을 다 뜯어 말렸고

 

고성이 오가고 소주 냉장고가 박살났고 식당 아줌마는 경찰에 연락해서

 

나란히 경찰차에 실려 가게됐습니다

 

그 사건을 계기로 이쁜니 조장과 나와의 관계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더군요

 

그러나 기껏 생각해낸 결론이...

 

제 인생에서 행한일중 가장 멍청한 짓거리였다고 생각 합니다.

 

한 주일이 지나 이쁜이 조장과 동기녀석을 같이 자리에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동기와는 얼마전의 앙금이 그대로 남았고 어색한 자리가 분명하지만..

 

지금의 관계에 대해 용기내어 묻고 싶었습니다

 

동기녀석은 나를 노려보고,

 

이쁜이 조장은 그런 동기녀석을 보자 싸늘한 표정에 눈꼬리부터 치켜올라갑니다.

 

저는 고개만 숙이고 있었습니다 (왜 이러는걸까요?.....)

 

이쁜이 조장이 동기녀석을 외면한체 천천히 입을 뗍니다.

 

'날 왜 불렀어..xx씨..?'

 

....

 

이쁜이 조장이 동기녀석을 외면한체 천천히 입을 뗍니다.

 

'날 왜 불렀어..xx씨..?'

 

....

 

잠시 생각하고 제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 이쁜이 조장, 그리고 xx야..

 

우리 이제 그만 서로 화해하자..잊을 건 잊고 ...우선 지난 번 식당일은 내가 사과하마..'

 

이쁜이 조장이 나직한 말투로 되묻습니다

 

'xx와의 일은 더 이상 말한 가치도 없고....식당일은 무슨일이야?'

 

분위기 파악 못하고 동기가 끼여듭니다.

 

'이쁜아. 니가 진짜 나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게..저번 일은 그냥.'

 

순간 ' 촥~ '소리가 납니다.

 

이쁜이 조장이 순간적으로 물컵을 동기 얼굴에 확 뿌린겁니다

 

그리고 무서운 표정으로 얘기합니다

 

'너란 인간은 그냥 닥치고 가만있어..확 조사버릴라니까..'

 

그리고 다시 물어봅니다

 

'xx씨 무슨일 있었어? 무슨일인데 저런 인간 같지도 않은놈한테 사과를해..?'

 

동기녀석 또 끼어 듭니다

 

'그건 오해다...'라는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이쁜이 조장의 손이 번쩍 올라 옵니다

 

'빡~!' 하는 소리와 함께 옆통수를 제대로 얻어맞은 동기녀석은 순식간에 휘청입니다..

 

주변의 공기도 정지된 듯 식당안에는 정적이 흐릅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이쁜이 조장이 말을 잇습니다

 

'나 이제 기숙사 가봐야해..'

 

'.....'

 

'xx씨. 나 바래다줘요'

 

동기를 뒤로한채 말없이 두사람만 나왔습니다.

 

이 두사람의 악연도 이걸로 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