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다

논스톱이라고 하는 청춘시트콤에 연출이 되었어요.

으아~ 전 제가 논스톱 이제 만들면 진짜 잘 만들 거 같았거든요

아니에요.. 시청률이 바닥이었고요 초반에 시청자가 별로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출연하고 있던 배우가 어느 날 그만두고 나가는 거예요.

시청률도 낮고 반응도 별로 없으니까

 

그래서 양동근의 상대역을 하던 여배우가 갑자기 빠지는 바람에

그 상대역을 하는 여배우를 찾야 하는데

그래서 토요일까지 나와서 작가와 PD들이 모여서

막 회의를 했는데 답이 안 나왔어요

문제는 시청률이 낮으니까 아무도 안 오려 그랬어요.

그래서 우리가 신인들을 찾아서 오디션도 보고 막 했는데, 없었어요

아무리 구해도 없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러고 있는데 이 중에 한 사람이 "우리 밥이나 먹고 합시다" 해서

토요일 저녁에 우리가 여의도에 설렁탕집에 가서 밥을 먹게 됐어요.

밥을 먹는데 TV를 보니까 인기가요 베스트 50이 하는 거예요

 

요즘은 순위 소개 어떻게 하나 궁금해서 봤죠

'봤더니 거기에 어떤 여자 신인이 나와서 "이번 주의 27위는~! 이번 주에 새롭게 순위 상승한~!" 하는데

 

와 저 친구 되게 깜찍하게 잘하네? 그래서 제가 끝나고 와서 PD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오늘 순위 소개한 사람 누구예요?"

 

그랬더니 새로 데뷔한 여자 신인가순데 어, 너무 귀엽게 잘하는 거예요

여러분, 인기가요 베스트 50에 출연 조건이 뭐냐면, 순위 50위 안에 들어야 출연할 수 있는 거예요.

근데 그 순위 50위 안에 안 들어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순 없고,

그런데 너무너무 방송은 하고 싶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순위 소개를 시켜봤는데 이친구가 순위소개를 그렇게 잘하더랍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 친구를 불러서 논스톱 회의실에서 오디션도 보고 대본을 읽혀 봤는데 잘하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그다음 주에 우리가 바로 투입을 했어요.

그분이 장나라 씨예요. '장나라 씨가 그래서 논스톱에 출연하게 됐는데,

 

여러분 장나라가 가요프로 순위 소개를 하고 있었던 이유가 뭔지 아세요?

원래 장나라 씨는 대형 기획사에 소속된 연습생이었어요.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하는 게 목표였어요. 그런데 아이돌 그룹 멤버를 짤 때마다 늘 탈락됐던 겁니다.

 

그래서 대형 기획사에서 결국은 아이돌 그룹이 되는 기회는 못 얻고, 중소, 작은 기획사에 들어가서 거기서 솔로로 데뷔를 했는데 솔로도 데뷔를 했는데 데뷔하고도 음반 반응이 그렇게 신통치는 않았어요

 

그래서 인기가요 베스트 50에 출연은 하고 싶은데 기회가 없으니까 순위 소개를 한 거죠

저는 그분이 순위 소개하는 걸 보고 느꼈어요.

저 친구 머리 되게 좋은가 보다, 대사를 완벽하게 외우나 보다.

자, 그런데 여러분 왜 제가 장나라 씨를 논스톱에 한 번도 이전에 연기 경험이 없던 그 신인가수를 어떻게 청춘시트콤에 캐스팅하게 됐을까요?

 

왜냐면 저는 1년 반 이상을 순위 소개를 찍으면서 느꼈거든요 가수가 이 대본을 제대로 외웠는지 못 외웠는지는 저는 표정만 보면 알아요.

 

그래서 제가 청춘 시트콤 연출하면서 신인을 캐스팅할 때 가장 어려움이 뭐냐면

예쁘고, 멋진 친구를 캐스팅하려 했더니 정작 연기할 때 대본을 못 외워서 고생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런데 장나라 씨는 딱 보니까 '저 친구는 대본을 잘 외우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캐스팅하게 된 거죠

 

그래서 논스톱에서의 연기 활동을 바탕으로 해서 장나라 씨가 인기를 얻고 지금은 가수보다 오히려 배우로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있잖아요 그죠!

 

자, 그런데 여러분 장나라가 탤런트가 되기 위해서, 드라마 출연을 하기 위해서 가수 순위 소개를 했던 걸까요?

아니에요. 인기가요 베스트 50에서 생방송 무대에 설려고 했던 거죠.

본인은 아마 그 옥상에서 순위 소개할 때마다. 자기와 같이 연습생으로 있었던 친구들을 부러워했을 거예요

같이 연습생 했던 친구들은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를 해서 부탁해줘~ 이러면서

 

무대에서 그 수많은 청중들의 환호를 받는데 본인은 그 추운 옥상 파란 크로마키 창 앞에서 얼마나 자괴감을 느꼈겠어요.

그럼에도 장나라는 되게 열심히 한 거죠

제가 그 PD에게 전화해서 "오늘 그 순위 소개한 친구 어때요?"라고 물어봤을 때

PD가 좋은 반응을 보여준 겁니다

"어 그 친구 너무 잘해요 애도 너무 괜찮고 똑똑하고 대사도 잘 외우고"

하니까 캐스팅을 한거죠

저는 잘못탄 기차가 때로는 목적지에 데려다준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드라마 배우가 되려고 순위 소개를 한건 아닌데요. 순위소개를 즐겁게 열심히 하다 보면 이런 기회도 온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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