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다

작고한 정주영 회장이 먹었다는 650년 된 1 m30 cm 짜리 산삼.

정 회장, 강남 아파트 네 채값 선뜻. 3시간 30분 동안 한 뿌리 다 먹고 가

 

정 명예회장은 김영택 씨의 안방으로 뚜벅뚜벅 들어왔다.

비서가 가방에서 돈을 꺼냈다.

7800만 원이었다. "그게 26년 전 일이야. 요즘으로 치면 어마어마한 돈이었지"

1980년 당시 서울 강남의 은마아파트 34평형 분양가가 2034만 원, 대기업의 대졸 신입사원 월급이 30만 원 수준이었다. 김 씨는 산삼을 꺼냈다. "산삼은 현찰을 앞에 내놔야만 보여주는 법이거든." 돈을 내놓지 않으면 심마니들도 산삼의 사진만 보여준다. 사람 손이 한 번씩 닿을 때마다 산삼 크기도 한 푼씩 줄어든다고 믿기 때문이다.

 

"전문 감정사가 필요 없더군. 구분이 직접 산삼을 보실 줄 알더라고. 노두와 약통, 꽃대를 찬찬히 살피시더니 무릎을 탁 치시더라고. '이런 물건이 이제야 나왔다'면서 말이야."

 

그리고 그 자리에서 바로 먹을 준비를 했다. 김영택 씨의 부인 함영자 씨가 물을 떠 와 산삼을 씻었다.

"회장님께서 삼 씻느라 수고했다"며 집사람에게 70만 원을 따로 주더군. 손수 지갑에서 수표를 꺼내서 말이야"

 

삼삼은 먹는 법이 따로 있다.

아무리 큰 삼도 한 번에 다 먹는다. 그래야 약효가 다 난다고 한다.

"그분도 앉은자리에서 산삼을 모두 드셨지. 뿌리 끝부터 줄기, 잎까지 말이야. 산삼은 입 안에서 물이 될 때까지 잘근잘근 오랫동안 씹어서 먹어야 해. 그 삼을 한 뿌리 모두 잡수시는데 꼬박 3시간 30분이 걸렸어"

정 명예회장은 삼을 먹으면서 젊었을 적 고생담을 꺼냈다고 한다.

"농촌에서 삼 캐며 살기가 힘들다고 했더니 마구 호통을 치시더군."  "당신이 고생을 알긴 아느냐"면서 말이야. 그분의 고생담을 듣다 보니 내가 참 부끄럽더군. 이북에서 내려와 안 해본 일이 없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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