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다

여친과 메모리(2)

2020. 7. 14. 00:25

여튼... 피곤한 몸을 이끌고 대구에 돌아왔습니다

 

다달 빠이빠이하고.. 저도 집에 가려고 했죠.

 

집에 가서 자고 싶은데 덕후 형님이 시내 좀 싸돌아 다니자고 합니다

 

어차피 오전 11시 정도 되어서... 싸돌아다닐만 하겠더군요

 

형님 쏘나?

 

물어보니

 

그래 내가 쏜다

 

그래서

 

뭘 쏠껀데?

 

이랬더니..

 

오늘 여고딩들 코스프레 하는거 찍어줘야 한답니다..

 

근데 저도 같이 가자고

 

이쁜 애는 없지만 다들 귀여워..

 

이러는데 뭔가 자꾸 가면 안 될것 같습니다

 

그냥.. 형 나 갈께.. 형 많이 찍어

 

야~ 여고생이야 여고생

 

내가 뭐 여자에 환장한 덕후라고 생각해?

 

그랬더니 낄낄 웃으면서

 

야.. 너 총무 여친 좋아하지!

 

이러는 겁니다.

 

순간 얼마나 놀랬는지

 

뭔 소리고..?

 

그러자

 

이 자슥아... 티 존내 나더라..

 

총무 그 자슥이 왜 오늘 꽁해있는지 모르나?

 

이러는 겁니다

 

내가 무슨 티를 냈다고!!

 

내가 이래뵈도 포커페이스인데!!

 

포커페이스~

 

유 캔낫 리드 마이 포커페이스~~

 

으음..? (맞나유?)

 

 

 

 

덕후형님이 친절하게 가르쳐 주십니다

 

근데 총무 처자 갸도 좀 난감한 것 같더라.. 니가 티를 그렇게 팍팍 내서

 

아놔.. 그랬던 것인가..

 

포커페이스는 개뿔..

 

아우... 미쳐유..

 

 

 

결국 덕후 형님이 롯데리아 쏜대서 비굴하게 같이 먹으러 갔습니다

 

우걱우걱 새우버거 2개 먹고 콜라 리필해서 마시고...

 

결국 경북대에 코스프레 촬영하는데 따라갔습니다..

 

자취방까지 태워준대서... (ㅠㅠ)

 

오도방구 관심없었는데 덕후형닌 오도방구는 250씨씨인가.. 여튼 디게 크더라고요

 

여튼 뒤에 타고 경북대까지 가서

 

여고딩 여섯명정도 만나서..

 

경북대 내에서 사진을 찍더군요

 

근데 뭐 코스프레라고 해서 요란하고 이럴줄 알았는데

 

코스프레하는 학생들을 찍어주러 온 것이었음

 

코스프레 한 모습을 찍는게 아니고

 

아놔 낚였단..

 

그렇게 찍다가 북문 쪽으로 나오는데 (언덕이 있는데 존내 힘들더군요)

 

헉!!!

 

저 멀리서 꼭 4040처자와 비슷하게 생긴 처자가 걸어오고 있는 거임..

 

계속 걸어가는데.. 계속 가까워지는데

 

분명..

 

분명....

 

그녀임!!!

 

그녀의 얼굴도 당혹감에 젖어 있는 듯 내눈에만 개뿔 그렇게 보이고요

 

아..

 

그녀 경북대생이었지..

 

근데 오늘같은 일요일에 웬일로... 학교를...

 

이런 저런 잡생각을 하면서 가까워 오는데

 

갑자기 제 옆의 덕후 형님이 아는 척을 합니다

 

"안녕하세요~"

 

그녀도 생긋 웃으며 고개를 살짝 숙입니다

 

제 뒤의 바글거리는 예쁘지는 않지만 귀여운 여고생 식스도 같이 인사합니다..

 

뭐... 뭐냐.. ;;

 

4040처자가 저에게 묻습니다 (라고 쓰고 덕후형에게 물어봤습니다로 읽으세요)

 

"여긴 웬일이세요?"

 

근데 덕후형님...

 

"봉사활동 왔어요"

 

으응?

 

웬.. 봉사활동...?

 

그랬는데 덕후형님이 갑자기 이럽니다

 

"제가 바빠서 아이들과 먼저 가봐야 하거든요, 대신 여기 이 녀석 시간 많다니까 좀 놀아주세요"

 

이러곤 말도 안 듣곤 막 가는겁니다

 

예쁘지는 않지만 귀여운 여고생들이 생글생글 웃으면서 "수고하셨어요~" 이러곤 갑니다

 

뭐지.. 저 무리는..

 

그리고 그 짧은 시간 전 아무런 말도 못했단.

 

그.... 리고 그녀가... 제게 묻습니다

 

"뭐.. 저녁에 할 일 없으세요?"

 

당연하죠. 그럼요. 있어도 없죠.

 

"네..."

 

 

그녀는 도서관에 공부하러 오는 길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경대 북문에 처음 와 보았는데

 

술집도 많고

 

완전쌈..

 

그래서...

 

그래서.....

 

술마셨습니다

 

알고보니

 

그녀의 자취방은 경대북문..

 

전 택시타고 가기로 하고..

 

술..

 

 

 

 

 

 

젊은 남녀가 막걸리를 마시고 있습니다

 

싼맛에 많이 마십니다

 

많이 마셨는데

 

안 취하길래

 

동동주도 마셨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10초만에 취기가 리미트까지 올라옵니다

 

아.. 택시타고 가다가 토할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일어나자고 하고.. 나오는데

 

아..

 

다리가 휘청휘청...

 

뒤를 돌아보니 그녀 역시 마찬가지

 

술자리에서 무슨 이야기 했냐면..

 

기억이 잘 안나요..

 

그냥.. 카메라 이야기 하고

 

서로 카메라 보여주면서 사진도 찍고

 

뭐 그렇게 귀엽게 놀았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녀가 다리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버린 듯

 

몸과 마음이 다르게 노는 듯

 

휘청휘청..

 

그래서 바로 근처라는 그녀의 자취방에 데려다 주러 갑니다..

 

신체적 접촉을 피하려 했으나..

 

결국 제가 업어줘야만 했죠

 

그녀.. 의외로 글래머 (이건 확실히 기억남)

 

근처 주택이더라고요..

 

주택의 뒷방이라네요...

 

그래서 대문까지 갔는데

 

정말 이 골목이 어두컴컴합니다

 

진짜.. 우리나라 가로등이나 많이 달아줬으면..

 

그녀를 내려주니까

 

엉거주춤 설 수는 있더라고요

 

솔직히 업다보니

 

이래저래 스킨십이 많았죠

 

그런데..

 

술도 존내 마셨고

 

그 순간 다리가 휘청하면서

 

그녀 바로 코 앞까지... 제 얼굴이 갔습니다

 

가까스로 멈추었는데

 

눈 바로 앞에 눈이 있다는게

 

이렇게 가슴떨리는건줄 몰랐습니다

 

술취한 심장은 거의 쥐어짜듯 펌프질하고..

 

저는 아직 이성이 남아 있어서 도저히 키스는 못하려는데

 

그녀...

 

입술을 살짝 열면서 무슨 말을 하려다가 맙니다

 

꼭 그 자세가 키스를 하려다 만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이성의 정신줄이..

 

아.. 안돼!!!

 

 

저의 정신줄이 끊어지기 바로 직전

 

갑자기 옆에서 벼락같은 소리가 들립니다...!

 

깜짝 놀라 옆을 돌아보니

 

언덕위로 총무형님이 뛰어오고 계십니다

 

아.. ...

 

뭐 술이 떡이 된 상태라서

 

머리가 정상적인 사고를 할 겨를이 없습니다

 

다만

 

난 죽었다...

 

이런 기분이었습니다.

 

 

 

 

 

 

 

총무형님이 가까이 오면 상황을 설명하려 변명하려 했는데

 

그냥 두말않고 날라차기.. 혹은 드롭킥을 하시네요

 

억..

 

뭐.. 저도 할 말은 없습니다만

 

사람이 사람을 쳤는데 이렇게 멀리 날아갈 수 있다니...

 

아픈건 모르겠고

 

오바이트는 진짜 지대로 했네요

 

 

 

 

 

 

저의 희미한 기억속에

 

그녀와 총무형님이 싸우는 소리가 들렸고

 

기억을 잠시 잃다 다시 든 기억속에는..

 

그녀가 절 깨우는 장면이 잠시 기억에 남습니다.

 

그 후에 뭐가 어떻게 되었는지

 

전 그녀의 자취방에 누워있더군요

 

놀라서 일어나려 했는데

 

온 몸이 쑤시고 아프고..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어제 제가 한 행동이 너무 지저분한 행동이었기에..

 

그냥 모든걸 체념하고 누워 있었습니다

 

아마 동호회에서도 탈퇴해야 할테고..

 

아마...

 

이제 그녀도 못 보겠죠

 

그리고 나란 나쁜 놈..

 

스스로도 싫어집니다

 

보일러 들어와서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었지만

 

이불도 덮여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아무런 말도 없이 누워 있었습니다

 

그녀가 사온 스프를 마시고

 

그렇게 반나절은 더 있었는 것 같더라고요

 

왜 그랬는지

 

왜 거기서 그렇게 진상처럼 누워 있었는지

 

아무리 몸이 쑤시고

 

아프더라고

 

가야만 했는데

 

결국 전 저녁이 되어서야 일어났습니다.

 

 

저녁 땅거미가 스믈스믈 기어가는 시점에서

 

계속 누워만 있으니 등도 배기고.. 일어나야 할 시점이란게 확실하게 느껴지더군요

 

무엇보다도.. 너무 덥더군요

 

뭔넘의 난방을 이리 씨게 돌리는지

 

아니 그리고 이 비싸빠진 초극세사 보라색 이불(그 당시에는 비쌌음)

 

두툼한거 덮어줘서...

 

힘들더군요 ㅠㅠ

 

그래서 일어나야겠는데

 

4040 처자님께서 또 스프를 끓여 옵니다..

 

이제 일어날께여... 끄응..

 

일어나면서 바로 신호가 오더군요...

 

아..오줌통 터지겠다

 

그리고 온 몸이 아파 죽겠고

 

온 몸이 땀으로 푹 젖어있고

 

아...

 

힘들더군요..

 

화장실이 어디에요?

 

그러자 처자님께서 밖에 나가서 대문 옆에 있답니다

 

응?

 

대문 옆..?

 

...

 

그렇습니다

 

공동변소!!!!!

 

조심스레 나가서

 

얼른 마당을 가로질러 (마당이랄곳도 없지만)

 

들어갔습니다

 

푸세식은 아니지만.. 여튼 쉬... 하고

 

쉬를 하는데 존슨이 아프기까지 하더군요.. 얼마나 참았는지..

 

팬티가 막 말려서 안 내려가고 올리는데도 땀에 젖어서 너무 힘들더군요

 

제 몸에선 알 수 없는 존슨의 향기가... 땀냄새와 어울러져서 신명나는 굿판을 치고 있더라구요 ㅠㅠ

 

이대로 도망갈까 고민도 했지만..

 

카메라 가방이 방에 있는 것을 알기에..

 

그래서 다시 들어갔습니다..

 

스프를 끓여놓았는데

 

도저히 먹고 갈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그냥 가겠다고 했습니다

 

처자님께서...

 

어젯밤 일은 죄송해요

 

이러는 겁니다

 

내가 더 미안한데.. 처자가 저렇게 말해주니 너무 더 미안하고 내가 인간쓰레기 같은게 그냥 정말 아놔

 

그 와중에도 그녀의 얼굴을 보게 됩니다

 

진짜 난 쓰레기인가봐..

 

얼굴 보는데 진짜 이쁩니다..

 

아..

 

진짜

 

나 쓰레기인가봐유...

 

스프 먹는다고 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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