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다

한동안은 전화통화만 했습니다

 

나의 성급한 결정으로 인해 이쁜이 조장은 다시한번 상처를 받았고

 

그 치부를 다시 나에게 보였다는 점에 대해서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은거지요

 

서로의 안부를 묻는 짧은 통화를 주로 하다가 일주일 또 지나고 주말이 왔습니다

 

여느때처럼 한가롭게 침대에 누워 TV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는데..

 

'탕탕탕' 하고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현관문을 열어보니 고개를 갸웃하게 돌리고 눈을 내리깔은채 새침한 표정의 이쁜이 조장이 서 있었습니다

 

머리는 동그랗게 말아온린 똥머리에 유난히 흰 목덜미가 눈에 들어 옵니다..하얀 블라우스 셔츠에 검은 미니스커트 차림을 하고

 

한손엔 제법 큰 쇼핑백이 들려있었습니다

 

'XX씨 나 그냥 세워둘꺼야?'

 

'들어와요...'

 

이러저러 안부를 묻고 이쁜이 조장은 방안을 빙둘러 봅니다

 

방안 이래봐야 마대자루 휘둘러도 거칠게 없는 살림인지라..조금 창피하기도 했습니다

 

'어쩐일로 말도 없이 찾아왔어요..'

 

이쁜이 조장은 물음은 아랑곳 하지 않은채 방안만 빙 둘러 봅니다...

 

그러다 슬쩍 나를 보더니 ,

 

'XX씨. 밥먹었어요?  

 

'아니요..'

 

'내가 닭도리탕 해줄께요.. 같이 밥먹어요..우.리.사.이.좋.게..'

 

 

 

우.리.사.이.좋.게..

 

우.리.사.이.좋.게..

 

우.리.사.이.좋.게..

 

우.리.사.이.좋.게..

 

 

 

이내 제 얼굴이 화끈하게 달아 올랐습니다..

 

쇼핑백에는 갖가지 양념과 감자,당근의 재료와 함께 손질된 생닭이 한마디 들어있더군요

 

이쁘니 조장은 혀를 낼름 하고 재료를 부엌으로 들고가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며 요리를 합니다..

 

마른 몸매임에도 유난히 힙이 강조된 미니스커트를 입은 뒷모습을 보니 심장이 마구 쿵쾅 거리립니다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섭니다..

 

어느새 인기척을 느꼈는지 그녀가 요리를 멈추지 않고 돌직구를 날립니다

 

 

 

' 덮칠 생각 말아요 생리중이니깐.'

 

 

 

그러더니 고개를 휙돌려 혀를 낼름 하더니 '농담 ~!' 하고 웃습니다 ㅋ

 

그 모습에 마음 한켠이 환해짐을 느꼈습니다..

 

 

.............

 

이쁜이 조장은 블라우스 소매를 걷어붙이고 비좁은 부엌을 요리 조리 움직이며

 

한쪽에선 닭도리탕을 끓이고 다른 한쪽으론 반찬을 만드는 폼새가 어제 오늘 만들어진 솜씨가 아닙니다

 

이윽고 작은 밥상에 차려진 진수성찬이 방안으로 들어옵니다.

 

큰 냄비에 적당한 크기로 나눠진 닭고기와 알맞게 익은 감자와 당근, 그리고 특이하게 떡볶이가 고명처럼

 

얹져 있더군요.

 

뭉클한 감동과 함께 작은 한숨을 쉬고 숟가락으로 양념을 떠 먹어 봅니다.

 

달짝지근하고 매콤한 양념이 입에 착착 감깁니다

 

물끄러미 보던 이쁜이 조장은 닭다리 하나를 냉큼 손으로 집어 얼른 제 접시로 담아 줍니다.

 

'맛있게 먹어요..'

 

'네...ㅜㅜ'

 

소꿉장난에나 나오는 단촐한 상차림이지만 간만에 먹어보는 가정식이라 참 맛있게도 먹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쁜이 조장을 힐끔힐끔 쳐다 봅니다

 

작고 날씬한 몸매에 티없이 하얀얼굴을 가진 그녀가 미니스커트까지 입어서인지 오늘따라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벤치에 앉아 잠시 쉬는동안 그녀에게 선물할 머리핀이 생각나 장난을 쳐 봅니다.

 

'이쁜이씨, 내가 줄께 있는데..'

 

'뭔데요?'

 

'눈감아봐요..'

 

그녀가 순순히 눈을 감습니다...

 

'이렇게..?'

 

'네..그리고 손을 모아봐요..'

 

순순히 아이처럼 손을 모읍니다..

 

'응 이렇게?'

 

'네..잠시만요'

 

호주머니에서 머리핀을 꺼내 손위에 올려놓습니다,

 

눈을 빤짝 뜬 이쁜이 조장이 아이처럼 좋아라 합니다

 

똥머리를 풀고 여느때처럼 포니테일 머리에 앞머리를 깻잎처럼 모아 머리핀을 꼿아 봅니다

 

'어때? 잘 어울려요?'

 

'네 아주 이뻐요..'

 

'헤...고마워요 xx씨..'

 

이쁜이 조장은 뭐가 재밌는지 머리핀을 톡톡치며 웃습니다..

 

작은 입술 속에 하얀 치아가 가지런히 빛납니다..

 

나도 모르게 그녀의 볼을 쓰다듬습니다..

 

수줍은듯 고개를 숙이는 그녀에게 내 입술을 포갭니다..

 

그리고 천천히 키스를 합니다

 

그녀의 몸이 떨림을 느낍니다..

 

가볍게 그녀를 안았는데도 그녀의 가슴이 보드라운 실크 블라우스속에서 생생히 느껴집니다

 

좀더 진지한 자세로 키스를 나눕니다..

 

그녀는 나의 품에 안긴채 손을 뻗어 나의 허리를 깊게 감싸고 있습니다

 

그렇게 열렬히 키스를 하고 그녀의 입술에서 다시 뺨으로 다시 목선을 지나 귀로 천천히 키스를 합니다

 

그녀가 제 허리를 감싸안은 손에 힘을 꽉주며 손톱을 세우더니 제 입술을 가볍게 외면합니다

 

그렇게 가벼운 경련과 함께 한숨을 몰아쉬며 제 품에 꼬옥 안긴채 말이 없습니다 

 

이윽고 그녀의 입술이 제 귀에 다가와 속삭입니다.

 

 

 

'.xx씨, 나 미칠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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