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다

북미 대륙의 지붕 록키산맥

빙판길의 롤러코스터를 오르내리는 트럭들

눈보라를 헤치며, 논스톱으로 달려라

 

트럭커들에겐 죽음의 캐나다 1번 고속도로

졸음과의 사투

달리는 차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라

길 위의 삶 북아메리카 트럭커 부부

밴쿠버 ~ 1번 고속도로

록키 산맥 캐나다

1년 365일 캐나다 동서를 횡단하는 트럭들

김원신 57세_트럭커

손순화 55세_트럭커

 

졸음이 막 오면 장사 없어요.

얼른 뒤로 가 수고 좀 해주세요.

일찍 자고 일어날게요.

 

손순화 55세_트럭커

남편이 머리 긁고 살 때리고 하는 건 잠이 온다는 표현이거든요.

옛날 학교 다닐 때는 겨울이 참 좋았는데, 트럭 일을 하고부터는 겨울이 제일 싫어요.

 

에휴 수고했어

뒤에 가서 푹 쉬어 그러니까 눈 올 때는 나 자든지 말든지 막 깨워

(캐나다) 동쪽으로 가려면 록키 산맥을 항상 지나가야 해요.

이 산이 굉장히 기니까 항상 긴장이에요.

운전 자체가 어디서든 긴장상태에서 하는 거죠 방심하면 항상 앞에 사고가 도사리니까

트럭사고 끔찍해..

트럭 할부금은 계속 내야 하는데 눈 온다고 쉬면 누가 돈을 대주나요

그러니까 이렇게 눈이 와도 (위험을) 무릅쓰고 나오는 거예요 조심조심

 

너무 힘들어요. 이런 사고가 겨울에 허다하게 생겨요

10월부터 4월 말까지 계속 이렇게 눈보라 생기고, 눈폭풍 오고 늘 있는 일이에요

 

이 서류를 가져다주고 도장을 받아야 돈이 지불되는 거예요.

 

나가면 전부 패스트푸드잖아요.

콜레스테롤을 조심해야 하는데 가서 사 먹을 데도 없어요.

한국 같으면 운행하다가 기사 식당이 있지만 여기는 그런 게 없잖아요.

 

식사합시다.

 

김병우 31세_아들

캐나다 와서 (부모님이) 이것저것 많이 해보셨거든요 열심히 사시는 거 자랑스럽기도 하고

너무 힘드니까 겨울에는 되게 위험하잖아요 길이,  그래서 불안하기도 하고 그래요

 

처음에 제가 캐나다 왔을 때 아이 대학만 가면, 저는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그랬어요.

그런데 IMF 때 남편이 모든 걸 다 잃어버리고 맨몸으로 왔더라고요

사실 뭐 바보처럼 자살도 하려고 술기운에 시도를 해보다가 이건 아니다.

그래도 가족 얼굴이라도 보고 내 책임을 져야겠구나 해서 오게 됐어요.

저희가 오늘 새벽에 가야 할 곳이 캐나다 다섯 개 주예요.

 

(브리티시 콜롬비아에서 출발해서) 앨버타, 서스캐처원, 마니토바, 온타리오

이 거리가 2,722(약 4,380km) 마일이에요. 그걸 2.5일 만에 가야 하는 거예요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데 2.5일 걸려요. 그래서 5박 6일

한 달에 몇 마일이나 달려요?

한 달에 보통 3~4번 운송을 할 때는 25,000마일(약 40,300km) 정도 달려요.

 

냉장고예요.

냉동해온 음식을 전자레인지에서 데워먹고,

 

운행 규정이 잘 때는 안전벨트를 하게 돼있어요.

자다가 쏠리면 앞으로 다 날아와요 2층도 마찬가지예요 떨어지면 굉장히 큰 사고예요.

들어가서 잘 때 누워서 자고 안전벨트를 채워요

남들은 여행할 때 레저용 차를 빌려서 하잖아요.

돈 주고 여행하는데 우리 직업은 레저용 차 같은 스타일의 트럭을 몰고

여행처럼 구경도 하면서 돈도 벌어요 반대죠.

물론 고생은 하지만 그렇게 마음 편하게 생각하고 일을 해요

솔직히 나오기 전에는 일어나면서 이 장거리를 언제 가나 아 힘들다 그러면서 가기 싫죠 진짜,

캐나다는 트럭 운전 시간이 13시간이 넘으면 안 되고, 미국은 11시간이 넘으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어요!

 

제가 같이 일을 하다 보니까 남편이 이렇게 힘든 일을 하는구나 그전에는 알기를 우습게 알았죠

(트럭 안에서) 씻을 수가 없으니까 그래도 집에서 씻고 왔잖아요

다른 집 아내들은 지금 이 시간에 얼마나 편하게 잠자리에 있겠어요 우리는 거꾸로 365일 24시간 내내 이런 반복된 생활을 하니까

우리가 한 달에 2,500마일(약 40,300km) 달리면 서울, 부산 왕복 48회 정도 하는 거예요 한 달에, 도로에서 산다고 봐야죠.

 

우리가 한 달에 (집에 있는 날이) 5일 있으면 잘 있는 거고

 

불났네 트레일러는 떼어냈나 봐

트레일러 작살났다.

 

저 것 보다 더 심하게 전복된 사고들도 많고 눈길에 그러니까 안전 운전하라고 하면 해야죠

밥을 먹으면 한 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한 시간이면 60마일(약 96km)을 가거든요

저희는 부부 트럭커이기 때문에 시간 절약을 위해서 차를 세우지 않고 가려고 (달리면서 먹어요)

눈물나죠 어쩔 때는 바쁠 때 이렇게 가면, 꼭 이렇게까지 살아야 되나 싶기도 하고,

 

남편이 아파서 힘들어할 때 내가 면허만 있으면, 내가 이 일을 대신해 줄 수 있을 텐데 그게 계기가 돼서 면허를 따게 됐어요.

처음에는 면허 딴다고 하길래 콧방귀를 뀌었어요. 이 아휴 네가 뭘 이런 일을 하냐 무시하면서

거친 직업인데 여자가 어떻게 하냐 그랬는데 남자들도 5번 6번 어떤 사람들은 10번 넘게 떨어지는데 3번 만에 합격하더라고요

 

전업주부가 제일 힘든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게 제일 쉽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1인 3역을 해야 하니까 힘들어요.

트럭커로서 동료도 돼야 하고 아내도 돼야 하고 집에 가면 주부이자 아이 엄마도 되어야 하니까요

강단이 있어요. 뭐 한다고 하면 끝까지 하고 제 아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정신력이 대단해요

이 직업 아무나 하는 게 아니거든요 남자들도 하다가 손들고 포기하는 사람 수없이 많이 봤어요

 

이렇게 예쁜 아내가 도와주니 더할 나위 없죠

 

트럭이 주는 공간이라고 하면 집사람이랑 운전하다가 쉬면서 어떤 조그만 산장이나 카페 같은 분위기로 시간을 가져요,

옛날에 젊었을 때 기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서로 얼굴 만져줘 가면서 따뜻한 커피 마시고 집과 같으니까요.

 

외롭고 힘들고 고된 일이잖아요 둘이 같이 하면서 동료 의식 때문인지 동료애가 생기면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남편이) 내 분신인 것 같아요 내 한쪽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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