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다

인재등용

인재등용은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일들 중 하나입니다.

지속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모집하고 고인물을 갈아주지 않으면, 곧 그 국가는 부패의 수렁에 빠져들죠

역사속의 무수한 왕국들과 제국들, 그 멸망의 신호탄은 언제나 무능한 관료들과 정체된 정치체제였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내용은 그 방법들 중 하나인 과거제도입니다.

지금이야 공무원은 전부 시험으로 뽑지만, 근대 이전에는 시험으로 관료를 뽑는다는 개념은 몹시 생소했습니다.

그보다는 혈통, 추천, 그리고 인맥등이 인재를 뽑는 주요 방법이었죠

 

근대 이전 세계에서 정기적인 시험으로 관료를 뽑았던 국가들은 한국, 중국, 베트남을 포함해 몹시 제한적입니다.

 

과거제도의 시작

과거제도의 시작은 중국 수나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우리에겐 고구려한테 시비털다. 살수대첩 뚝배기 맞고 역으로 망한 ᄇᄉ국가로 유명한 수나라지만 사실 그냥 병신국가는 아니고, 대운하나 과거제도 등 여러가지 이후 중국의 기반이 되는 요소들을 물려준....병신국가입니다.

 

300년후, 고려의 4번째 임금인 광종이 이를 수입해오죠

그리고 조선시대에 이르러 이 과거제도는 우수한 인재 등용에 혁혁한 공을 세우게됩니다.

고려와 다르게 조선에서 양반들은 미칠정도로 과거에 올인했습니다.

그 이유는, 조선의 특수한 계급제도에 기인합니다.

 

계급제도

양인 - 양반 <<< 중인 <<< 상민

천인 - 노비, 백정, 무당 창기, 광대 등

보통 양반=외국의 귀족계급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만 맞는 얘기입니다.

사실 양반은 '특수한 조건을 만족한 양인'을 일컫는 말이거든요

 

이 특수한 조건이라는 게 바로 '4대 내에 과거급제한 조상이 있을 것'입니다. 없다면? 얄짤없이 양반 직위+특권 박탈 평민행입니다. 반대로 평민 출신이라도 한 놈 천재가 나와서 과거에 급제했다?

바로 4대까지 양반 직위 자동 획득입니다.

 

전래동화에 괜히 귀한 집안 자식들이 호랑이 있는 산 넘어 과거보러 간 게 아닙니다

 

사회가 불안정할 수록 평민 출신 급제자의 비율은 늘어났습니다.

낮을 때는 15%, 높을 때는 50~60%까지 치솟았죠.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하나들죠.

아니, 그렇다면 집안 몰빵으로 자식 한 놈 몇년 공부시키면 과거 합격하고 양반 떡상 아닌가?

왜 우리는 양반을 거의 세습직으로 알고있는 거지?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과거는 몇년 공부해서 붙는 시험이 아니거든요.....

과거시험은 여러개의 시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번째는 사서오경(논어, 맹자, 대학 등)을

시험보는 생원시 그리고 시나 문학을 짓는 진사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두가지를 소과-초시라고 부릅니다.

 

소과 초시

양인 이상이기만 하면 누구나 이 초시에 응모할 수 있기에, 10대 청년부터 80대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전국에서 수십만명이 이 시험에 응시합니다.

 

그리고 정작 합격자는.. 진사 700명 생원 700명 합 1400명이 고작입니다.

이 1400명이 전부 진사나 생원이 되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소과 복시

이 1400명은 다시 소과-복시라는 시험을 보고 경쟁률 7:1을 뚫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진사100명, 생원100명만 최종합격합니다.

 

드라마를 보면 김진사, 허생원이 발에 채일정도로 수두룩한데

알고보면 전부 500:1, 또는 그 이상의 경쟁률을 뚫고 소과에 합격한 인재들입니다.

너무 빡세다보니 조선 중기 이후에는 진사/생원만 가진채 양반 직위를 유지하고

이후 시험은 포기하는 이들도 많았죠

 

재수생/삼수생이 수능 물 흐린다?

배부른 소리입니다.

조선시대에는 무슨 24수생이나 49수생 이런 고인물들이 과거시험장에서 탭댄스 추면서 등장하는걸요

 

암튼 그런 빡센 시험을 통과하면 두가지 길이 열립니다.

 

첫째는 성균관 입학허가증

두번째는 종9품, 최하위 품계입니다.

(다시는-종9품을 무시하지 마라)

 

말이 종9품이지, 영의정까지 17계단 남은 까막득한 말단직입니다.

공무원은 조선시대에도 승진 잘 안됩니다.

 

한 계단 오르는데 최소 3~4년은 잡아야해요. 이왕이면 9급 공무원보다 7급이 낫잖아요?

그래서 시험이 하나 더 있습니다 ᄒ 고이고 고인 소과합격자들한테만 열리는 대과라는 시험입니다.

대과시험은 소과하고 다르게 치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지만, 한명한명이 모두 석유급 고인물들입니다.

문제들도 고이고 고였죠 3번문제 다음 중 논어 17페이지 8번째 줄의 문장으로 옳은것은?

이따구 문제가 나와서 어이 털려하는데, 옆에서는 풀고있네요? 씨발 안해

 

평안도 15명

함경도 10명

황해도 10명

강원도 15명

경기도 20명

서울 40명

충청도 25명

조선은 특이하게 합격자를 지방에 따라 다르게 분배했습니다.

 

이걸로 당시의 대략적인 인구분포도 알 수 있죠.

 

전라도 25명

경상도 30명 +성균관 출신 50명

 

대과 초시

이렇게 전국에서 모인 우수한 인재들 240명은..

대과 초시에 합격한겁니다.

아직 시험은 2개 더 남았어요

아 너무 무섭다...

 

대과 복시

다음 시험인 대과 복시는 240명 중 33명을 선발하는 시험입니다.

탈락한 사람은? 유감 대과-초시부터 다시 도전하세요!

탐관오리들의 부정부패에는 땀과 노력이 담겨있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

 

대과 전시

그리고 멘탈이 털릴대로 털린 합격자들 앞에 갑자기 임금이 등장합니다

마지막 시험, 대과 전시를 치를 차례입니다.

대과 전시는 무려 임금이 직접 출제하는 서술형 문제입니다

이후 국가 정책이나 임금의 의도를 알 수 있어 현직 고위관료들도 집중해서 관찰하죠

여기서 멘탈 놓으면 미래의 상사들에게 눈도장 콩^^ 맞고 직장생활 꼬입니다.

광해군은 대놓고 문제를 '공납품을 쌀로 대체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라' 라면서 대동법을 암시했고

세종대왕은 '어떻게 하면 인재를 잘 등용하고 양성할 수 있겠는가'라며 미래의 노예들을 대놓고 협박했죠

 

이 시험에서 관직이 결정됩니다.

1등 장원은 종 6품

2,3등은 정7품

4~10등은 정8품

11~33등은 정9품

 

전국에서 11등으로 공부잘해도 정9품입니다.

이러니 다 관직때려치우고 시나 쓰고 다니지

 

장원 급제

참고로 5000원 모델 이이선생은 구도 장원공이라 불리죠 장원을 9번해서 그렇습니다.

앞에서 말했던 고인물이 이런 사람들입니다.

 

앞으로는 사극에서 종7~9품이 나와도 짭졸이라 무시하지 말고 존경의 마음을 품어주도록합시다.

 

반응형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