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다

제 2부.. 출항

 

내가 원양어선을 탄 이유는 지극히 단순명료해. 난 군대를 너무 가고싶었던 넘이였지.

 

근데, 신검을 받고나니 왠걸 5급인거야. 신체가 부실한것도 아니고, 논리적사고를 못하는 병x도

 

아닐진데, 왜 5급이냐고?  3대 독자거든...-_-

 

그래서 난 단기사병 대상자였는데, 전생에 나라를 구했는지 장기대기로 면제통지서가 날라온거야

 

누군가는 이런질문을 할수도있겠지.. 그렇게 가고싶은 군대라면 지원을 해서 가면되자나~?

 

가고싶은 군대이긴한데, 굳이 지원을하면서 까지 가고싶진 않았어 미얀..;;

 

군대만큼 빡신 경험을 하고 싶다

어째든, 군대를 면제받은 나는  군대만큼 오지게 빡센경험을 하고싶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선택한게

 

원양어선이야.  주위에서 귀동냥으로 얻어들은 얄팍한 지식으로 원양어선이 매우 힘들다고 들었거든

 

그리고, 가따오면 돈도 많이 벌수 있다고 하더라고.. 1석2조 좋차나~~

 

 

결심을 굳힌나는 그날부터 정보를 수집했지. 그리고는 그당시 유행하던 지역신문에서 선원모집광고

 

를 발견하고, 바로 가서 면접을 봤어.

 

지금도 그러할지 모르지만, 지역신문이나 구인광고에서 선원모집을하는 회사는 99% 소개소야

 

광고에는 큰회사처럼 선전하면서 마치 해운회사에서 직접 뽑는것처럼 위장치지만, 결국 소개비를

 

받고, 대리로 모집하는 소개소일 뿐이야. 법적으로 위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원양어선을 타러 오는

 

사람들중 대다수가 돈을 목적으로 타는 사람들인데, 편법을 이용해서 등처먹는건 좀 야비한거같아

 

그 소개비가 나중에 본인월급에서 나가거든.. 적은돈도 아니고.. 씨x

 

소개소를 통해 부산으로 출발

 

그렇게 소개소를 통해서,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통일호 밤기차를 타고 출발했어.

 

젊음의 힘!! 이것으로만 버티기엔 그때 난 철도없었고, 세상도 몰랐으며, 순진하기까지했지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내내,  혹시 나 섬으로 팔려가는겨 아녀?  섬으로 팔려가면 죽을때까지

 

처 맞음서 육지로도 못나온다고 하든데.. 하는 두려움과 걱정이 들었어

 

원양어선 타는 이유

서울에서 나와함께 같이 배를 타려고 출발한 일행들이 7명인가 8명인가.. 가물가물...;;

 

모두 다 나보다 형님들이였고, 그중에는 마흔이 훌쩍넘는 형님도 계셨어..

 

같은 목적을 가지고 가는 일행들이라 그런지.. 서로에서 동질감을 느끼기도했지

 

아무래도 세상을 나보다 더 많이 살아오셨던 분들이라 이런저런 애기를 해주셨는데,

 

자세한 기억은 안나지만, 인생의 전환점이 되고싶어서 배를 탄다는 그런 애기였어.. 사업도 말아먹고

 

이혼하고..기타 등등..

 

보통의 마흔나이에 사회에서 자리잡고, 가정이 무탈하면, 굳이 원양어선을 타러 가진 않겠지..

 

그래서 배를 타러 오는 사람들은,  참 사연이 많은거 같아. 사회의 밑바닥을 경험하고..

 

그 밑바닥에서 올라오지 못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배를 타는것 같아.

 

아 이건 지극히 내 주관적인 견해이니, 시비걸지는 마.  배를 주업으로 삼고 열심히 사시는분들도

 

분명히 있다는것쯤은 알고있어 나도.

 

원양어선 면접

멀리서 새벽이 오는 여명이 올때쯤, 나를 실은 기차는 어느덧 부산에 도착을 하고, 우리 일행은

 

소개소 직원를 따라, 어느 회사에 면접을 봤어. 원양어선의 구인란이 꽤 심각했음에도 면접은

 

만만치 않더라고.

 

전과가 있냐, 몸에 문신이 있냐, 군대는 다녀왔냐.. 등등 생각했던것보다 까다로웠어

 

결국 처음 면접을 본 회사에서 나이가 어리고 군대를 안 다녀왔다는 이유로 탈락을 했고,

 

두번째 면접을 본 회사는 규모가 작은 어업회사였는데, 거기서 무사히 합격을 하고

 

같이 내려온 일행들과 아쉬운 작별을 했어.. 무사히 잘 지내고 꼭 돈 많이 벌으시라고, 그리고

 

힘내시라고..!!

 

원양어선 합격 후 절차

 

난 합격만 하면 바로 출항하는줄 알았는데, 출항을 하려면 아직 보름쯤 더 있어야 한다면서

 

그동안 배를 수리하는것좀 도와주고, 이런저런 기본상식을 알아야 한다면서 숙소로 데려가더라고

 

그 다음날 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어업훈련소라는곳가서 훈련을 받기위해 등록을하고, 내가 타는

 

배를 보러 갔지.

 

내가 타는 배를 처음 본 그 느낌은, 마치 낯선여인네의 몸을 더듬는 느낌이랄까.. 매우 흥분되고

 

설레이고, 두렵고, 떨리고..

 

조심스레 출렁이는 배에 한발짝 내디는 그순간이 매우 짜릿했어, 아 내가 드디어 배를 타는구나

 

하는 생각에 바짝 긴장도 되면서

 

그렇게 일주일 동안은 오전에 어업훈련소에서 교육을 받고, 오후에는 배에가서 이런저런 잡일을

 

하면서 보냈지. 선장님도 처음뵙고, 항해사, 갑판장, 그리고 햇또(?)

 

난 갑판장이 왠 남자를 자꾸   야! 햇또~ 햇또~ 이러면서 부르길래  저사람 또라인가 했는데..

 

알고보니 햇또 라는 명칭은 부갑판장쯤 되는 사람이더라고.. 일본어 같긴한데, 정확한 어원이...;;

 

 

건강검진도 무사히 통과되고, 어업훈련소에서 훈련도 수료하고나니 선원수첩이 나오더라고

 

이걸로 위급시에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여권도 된다고 하니.. 마치 머가 된거마냥 으쓱해지는 기분;;

 

아무것도 아닌데 말이지..ㅋ

출항 결정 후 마음의 정리

 

출항날짜가 결정되자. 제일 걱정되는게 그녀 였지,  사실 배타러 오기전부터 눈물 쏟아내면서 말렸는

 

데, 내 인생 내가 하고싶은거 하면서 살고싶다고, 우기면서 온거였거든

 

그 날 저녁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서 며칠 후 출항하니, 나 잊고 열심히 살아라.. 좋은넘 있음 빨리

 

만나고.. 라면서 그녀를 위로했는데

 

그 다음날 그녀가 부산에 온거야. 죽으러 가는 사람도 아닌데, 그녀는 펑펑울면서 나쁜넘이라고

 

너 가면 다신 안본다고,  번화가 남포동 거리에서 주저앉고 우는.. 마치 영화처럼 말이지 -_-

 

차분히, 그녀에게  어차피 군대가는 셈치면 되지않겠냐, 군대는 2년6개월지만 난 1년만 가따온다

 

군대보다 짧지않냐~ 라는 개드립으로 그녀를 설득했고.. 그런 설득에 감동했는지

 

그녀는 친히 나를 모텔로 인도해 주셨어 -_-;;

 

출항 전 준비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군대에 군담배라는게 있자나 국방색 띠로 되서 [면세] 라고 붙어서

 

나오는 담배, 그게 외항선원용도 나오더라고.. 그리고 면세 ㅋ

 

그때 외항선원용 담배로 판매되던 담배가,  88 / 디스 / 글로리 / 한라산.. 군담배와는 다르게

 

주황색 띠로 되있고, 외항선원용이라 찍혀서 나와. 일단 가격이 참 착해 ㅋㅋ

 

회사에서 담배 얼만큼 필요하냐고 묻길래, 88 한박스를 주문하고, 장기간 항해에 필요한 물품들을

 

사러 항해사와 같이 자갈치시장으로 나갔어..

 

외항선원들이 필요한 물품을 사는걸 [사시꼬미] 라고 불러, 이 역시 일본어인데, 뜻은 몰라 나도

 

빤스 30개, 난닝구 30개, 츄리닝, 반바지, 칫솔, 면도기... 기타 등등.

 

두손에 한짐가득 샀는데, 항해사는 픽.. 하고 웃더라고, 아주 나중에 안거지만 그런거 다 필요없었

 

어... 역시 경험이란 무서운거야.

 

만선을 기원하는 제사

그날 무사히 만선을 기원하면서 우리가 타는 배에서 제를 올리고, 낮부터 시작된 술자리가 밤늦게

 

까지 이어졌어.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들어보는 전화바리..-_- 라는것도 경험하고

 

아 이건 순전히 술김이라는 비겁한 변명을 할께..

 

 

그렇게 출항날이 다가왔고.. 나를 실은 500톤의  [진양호] 는 천천히 부산항을 출발했어..

 

 

2부는 여기 까지..

 

 

3부에서는 더욱더 흥미진진하고 스펙타클한 애기로~

 

3부를 시작하기 앞서, 먼저 지리공부를 잠깐 하자고 꼬마들.

 

용어 정리

통상 우리가 알고있는 1마일의 거리는 약1.6km 정도야.

 

왜 야구경기에서 꿈의100마일 하면서 박찬호가 100마일을 던졌네 어쩌네 그랬자나.

 

그게 바로 160km 의 속도지.

 

1마일과 = 1해리는 같은 개념이야. 육지에서만..

 

바다 1해리는 약 1.8km 정도로 육지보다 조금 넓지.

 

국가가 "우리나라 바다는 여기서부터 저까지야." 할때는 육지끝에서 200해리까지야.

 

우리나라 기준으로 하면, 독도에서 동쪽으로 200해리까지가 우리나라 해양영토라는 말이지.

 

근데, 우린 일본과 가깝자나.  그렇기 때문에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에 중간정도 되는 지점쯤에

 

서로 경계구역을 정해놓지. 그걸 "배타적경계수역" 이라고 불리는거야.

 

왜 일본이 독도를 그토록 자국영토로 편입하려는지 알겠지?

 

독도가 일본영토로 편입되는순간, 대한민국 동해의 바다영토는 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한거야.

 

근데, 씨x 이런건 안가르치고, 영어 수학 에만 죽어라 공부시키는 개너므자식들..

 

아 갑자기 흥분되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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